저마다 꽃이 되고, 함께 봄이 됩시다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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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표준시의 기준인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 앞마당에는 경도 0도를 가리키는 금색 '본초자오선'이 깔려 있다.
어제와 오늘을 나누는 그 선 위에서, 작가 정여울은 자신의 삶이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뉘는 순간이 언제인지 생각해봤다.
행복으로 충만해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싶은 느낌을 일컫는 프랑스어 '에파누이스망'처럼, 자신을 사로잡은 무언가에 맹렬히 집중하여 가장 나다운 것을 찾아 '개성화'되는 순간에 느끼는 기쁨이 그가 나누는 '감수성 수업'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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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수업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l 김영사 l 1만7000원
세계 표준시의 기준인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 앞마당에는 경도 0도를 가리키는 금색 ‘본초자오선’이 깔려 있다. 어제와 오늘을 나누는 그 선 위에서, 작가 정여울은 자신의 삶이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뉘는 순간이 언제인지 생각해봤다. 그렇게 자신을 나약하게 만들어온 트라우마를 직시하게 된 그는 “타인의 눈치를 보는 ‘에고’에서 오직 나만으로 충분한 ‘셀프’로, 사회적 자아에서 내면의 자기로 변신”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트라우마가 결코 망가뜨리지 못한 자신의 회복탄력성을 확인하고, 거기에서 새롭게 나아갈 희망을 찾아낸 것이다.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치유로 이끄는 작가 정여울의 핵심 원천은 뭐니뭐니 해도 “남들은 못 느끼는 것을 느끼는 감수성”이다. 여기에 초점을 맞춘 새 책 ‘감수성 수업’에서 정 작가는 자신의 감수성이 타고난 것이 아닌 “철저한 훈련의 결과”라고 고백한다. 행복으로 충만해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싶은 느낌을 일컫는 프랑스어 ‘에파누이스망’처럼, 자신을 사로잡은 무언가에 맹렬히 집중하여 가장 나다운 것을 찾아 ‘개성화’되는 순간에 느끼는 기쁨이 그가 나누는 ‘감수성 수업’의 핵심이다. “진정 내가 되는 길은 본래 내 안에 있던 아름다움을 되찾는 것이지만 동시에 아직 내 삶에 깃든 적 없는 아름다움을 매번 창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개념과 낱말’, ‘장소와 사물’, ‘인물과 캐릭터’ 세 가지 영역에서 푼크툼과 스투디움, 돌봄, 와인과 마들렌, 액자, 수전 손택, 황광수 등 43가지 이야기로 감수성을 단련한다. ‘느끼는 법’은 저마다 자신을 꽃 피우고, 모두 함께 봄이 될 수 있는 길을 터줄 것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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