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안심 못 해"…미분양 우려 '불쑥'
잇단 청약 부진…안성 이어 미분양관리지역 추가 가능성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을 제외한 주택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또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한 곳이 속출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롯데캐슬 위너스포레'는 1·2순위 청약 결과 737가구 모집에 581건이 접수됐다. 공급 가구수가 3가구로 적은 전용 59㎡는 평균 경쟁률 1대 1을 넘겼지만 그 외 모든 평형에서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지난 17~19일 청약에 나선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도 상황은 비슷하다. 1·2순위에서 906가구 청약에 나섰는데, 546건만 접수돼 대다수 평형에서 접수 건수가 공급 가구수를 넘어서지 못했다.
서울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경기도 집값도 차례로 상승전환하고 있지만 청약 시장에서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속 인근 단지 실거래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된 영향에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경기도에서 청약에 나선 35개 단지 중 1·2순위 청약 결과 미분양 물량이 나오지 않은 단지는 13개 단지뿐이다. 절반 이상 단지가 최소 한 평형 이상에서 미분양 물량이 나온 셈이다. 이에 더해 청약 당첨 이후 계약을 포기하는 인원을 감안하면 미분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청약 접수에 들어가는 단지에서 차례로 흥행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기도 미분양 주택은 급증했다. 지난 4월 기준 경기도 미분양 주택은 9459가구로 전월(8340가구) 대비 1119가구(13.4%) 늘었다. 2017년 7월 9560가구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해 12월 말 기록한 5803가구와 비교하면 약 6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공급 물량이 쏟아진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었다. 올해 7개 단지 5300여 가구가 청약에 나선 평택시에서는 6개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12월 말 430가구에서 지난 4월 2641가구로 6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 미분양 가구가 3가구뿐이던 이천시에서도 롯데캐슬 센트럴 페라즈 스카이가 801가구 중 747가구가 미분양 물량에 반영되면서 지난 4월 1045가구로 늘었다. 지난달 청약한 이천자이 더 레브가 603가구 모집에 286가구 접수에 그쳤지만 아직 미분양 물량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이천 미분양 주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주택이 쌓이면서 경기도에서 미분양관리지역이 더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 가구수가 1000가구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가구 수'가 2%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선정한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안성시가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 4월 기준 평택 미분양 물량이 2641가구로 안성보다 많고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미분양관리지역에 지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되면 분양에 앞서 분양(PF)보증 발급을 위해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분양을 위한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만큼 신규 주택 분양물량을 감소시켜 결국 미분양 해소에 도움을 주는 취지의 제도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미분양 관리지역에 선정될 경우 수요자들의 인식은 미분양이 많은 지역으로 인식함에 따라 매수를 꺼리는 '낙인효과'가 발생, 오히려 미분양 주택 해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기도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하반기 분양 예정 단지의 청약을 내년으로 미루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지역 주택시장이 냉각된 만큼 기존 미분양 물량이 일정 부분 해소될 때까지 관망하기로 한 것이다.
하반기 경기도에서 분양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초 하반기에는 분양하려고 했지만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했다"면서 "해당지역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아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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