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실패" 다음 날 "성공"…南北 주장 왜 엇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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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7일 전날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을 자축했다.
북한은 구체적으로 한 개의 미사일에서 여러 개의 탄두가 분리돼 각각의 표적으로 유도되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발사였다고 우리 군 주장을 일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미사일 총국이 26일 실시한 '개별기동전투부분리(다탄두)'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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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목표로 정확히 유도… 기만체도 검증"
합참 "사진 조작 가능성… 기만 수단 불과"
전문가도 '실패' 우세… 추가 시험 가능성
북한이 27일 전날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을 자축했다. '추진체 이상에 따른 실패'로 규정한 우리 군 당국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북한은 구체적으로 한 개의 미사일에서 여러 개의 탄두가 분리돼 각각의 표적으로 유도되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발사였다고 우리 군 주장을 일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미사일 총국이 26일 실시한 '개별기동전투부분리(다탄두)'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북한이 말한 개별기동전투부는 여러 개의 탄두를 분리해 개별적으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도록 유도·제어하는 능력을 갖는 재진입체(MIRV)를 뜻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요격을 교란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중요 기술로, 북한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서 달성 목표 중 하나로 제시했다. 현재 다탄두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러시아·프랑스·중국·이란 정도다.
북한은 시험 성공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시험 발사가 1단계 추진체만을 이용해 각 탄두의 비행특성측정이 수월하도록 170~200㎞ 반경 내에서 진행됐고, 분리된 탄두들은 설정된 3개의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됐다는 것이다. 또한 탐지장비를 활용해 적 요격 수단을 유인하기 위한 '기만체' 성능도 검증했다고 했다. "이번 시험은 무기체계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정상적인 활동의 일환"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미일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 등을 겨냥한 시위성 도발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 군은 그러나 '시험 실패'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탄두가 분리되는 건 하강 단계인데, 북한이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초기(상승) 단계에 폭발했다"며 "북한이 공개한 내용은 작년 3월 16일 발사한 화성-17형 액체연료 ICBM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어 사진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만과 과장을 위한 수단"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미군 역시 이번 발사는 실패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우리 군에 힘을 실어줬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북한이 밝힌 시험 반경은 대기권 안쪽으로, 아직 실제 ICBM에서 요구되는 고도에서 충분한 유도제어 능력을 갖춘 MIRV 시험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북한이 ICBM 시험 발사 때 사용한 고각 발사로는 다탄두 능력을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1단 추진체만으로 저고도에서 시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북한은 다탄두가 정확히 목표에 도달했다는 증거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시험 발사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곧 개최될 당 전원회의에서 북러 조약을 외교적 성과, 다탄두 미사일을 군사적 치적으로 포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월 미국 대선 전에 MIRV가 적용된 고체형 ICBM을 발사해, 미국에 핵무기 고도화의 불가역성을 각인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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