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없앤 조선의 소리, 세계에 다시 울려퍼진다[Weekend 문화]

유선준 2024. 6. 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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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굵직한 국악 공연들 풍성
국립국악원 사직제례악 복원 후 첫선
특종·특경 악기 더해 웅장한 소리 담아
야외 연희마당선 저녁마다 '별밤축제'
대중성 높은 그룹들로 라인업 채워
남도국악원 20주년 '따님애기' 선봬
뮤지컬 명성왕후 연출한 유희성 참여
국립국악원 '사직제례악' / 국립국악원 제공

"한국 고유의 음색을 가진 국악이 이제 세계인에 관심 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K팝 흐름에 발맞춰 한국 전통음악인 국악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한국 음악에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국립국악원이 '한국의 멋을 알린다'는 취지로 올여름 굵직하고 시원한 공연들을 펼친다.

27일 국립국악원에 따르면 황제국 위엄을 갖춘 '사직제례악' 공연이 내달 11일부터 이틀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사직제례악'은 조선시대 땅과 곡식의 신을 모시는 '사직대제(社稷大祭)'에 쓰이는 음악과 노래, 무용을 의미한다.

'사직대제'는 1908년 일본의 강압에 의해 폐지된 이후 1988년 전주이씨대동종약원(현 사직대제보존회)에 의해 복원됐지만 '사직제례악'은 제대로 복원되지 못한 실정이었다.

이에 국립국악원은 지난 2014년 '사직서의궤'(1783년)와 일제강점기 왕실 음악기구였던 '이왕직아악부'의 음악 자료 등을 토대로 '사직제례악'의 복원 결과를 발표했고, 10년 만인 올해 대표 공연으로 '사직제례악'을 선보이게 됐다.

국립국악원 '사직제례악' / 국립국악원 제공

이번 공연에서는 또 대한제국 시기 자주국가로서의 위상에 적합한 예법을 기록한 '대한예전'(1898년)의 내용을 토대로 왕의 복식을 구현했다.

아울러 '악학궤범'(1743년)을 바탕으로 복원한 악기인 관(管), 화(和), 생(笙), 우()를 연주하며, 더 나아가 특종과 특경 등의 악기도 추가해 자주국가의 위용을 담은 음색을 들려준다.

658석 규모의 국악 전용 공연장인 예악당에 총 120여명의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이 올라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무용을 선보이고, 무대 위 천장과 바닥면에 LED 스크린으로 제례의 절차를 소개하는 등 '사직대제'의 특별한 정서를 그려낸다.

황제국으로서의 위엄을 보여주는 '사직제례악'뿐만 아니라, 국악의 진수를 선보이는 특별한 공연들도 오는 8월까지 포진해 있다.

우선, 국립남도국악원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춤&음악극 '따님애기'가 내달 25~26일 오후 7시30분 예악당 무대에 펼쳐진다. '따님애기'는 꿈을 깊게 심는 진도 여인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생산성, 대를 이어 계속되는 생에 대한 숭고한 의지를 그린 작품이다.

황수경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국악 브런치 콘서트 '다담(茶談)' / 국립국악원 제공

특히,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이번 작품은 안무와 협력연출로 참여한 국립남도국악원 박기량 안무자의 원안을 토대로, 뮤지컬 '명성왕후' '바람의 나라' 등의 제작에 참여한 국내 최고의 뮤지컬 연출가 유희성이 무대를 연출했다.

또한, 무더운 여름 밤, 더위를 한방에 날릴 야외 공연 '우면산 별밤축제'도 주목해야 할 기획 공연이다. 오는 8월 24일부터 9월 21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5회에 걸쳐 선보이는 '우면산 별밤축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무대로, 탄탄한 음악성과 대중성으로 무장한 국악 단체들이 출연해 바쁜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우면산 별밤축제' / 국립국악원 제공

전통 국악을 최적의 공간에서 다채롭게 만날 수 있는 국립국악원의 대표 주말 공연 '토요명품'도 국내외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한국의 전통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내달 6일부터 9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펼쳐지는 '토요명품'은 한민족의 흥과 신명이 살아 숨 쉬는 노래와 음악, 춤을 비롯해 세계가 인정한 유네스코 등재 무형문화유산까지 전통 공연 예술의 진수를 선사한다.

이밖에 황수경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국악 브런치 콘서트 '다담(茶談)'은 오는 내달 31일과 8월 28일 오전 11시 우면당에서 열린다. '차와 이야기, 그리고 우리음악으로 행복해지는 시간'이라는 부제를 단 '다담'은 명사들의 국악 이야기와 함께 국립국악원 소속 연주단이 출연해 전통 국악과 무용, 창작 국악 등 다양한 우리 소리를 들려준다.

박성범 국립국악원 장악과장은 "올 하반기에는 대표공연 사직제례악을 비롯해 성악, 기악, 무용, 연희 등 전통의 깊이를 품은 다양한 장르의 국악 무대를 준비 중"이라며 "국악원 공연장은 물론, 전국의 문화소외지역 및 문화예술공간 등을 찾아가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국악의 아름다운 가치를 적극 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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