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 “자화상 같은 그림”… ‘취야’ 연작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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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 이응노(1904∼1989)의 탄생 120주년을 맞아 가나아트와 가나문화재단이 2부에 걸쳐 그의 작업 세계를 돌아보는 전시를 개최한다.
두 전시는 고암이 문인화 전통을 넘어 일상 속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 30대 시절부터 '군상'으로 인간 탐구 절정에 이른 말년까지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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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림 사건 때 옥중 그림도 공개
고암 이응노(1904∼1989)의 탄생 120주년을 맞아 가나아트와 가나문화재단이 2부에 걸쳐 그의 작업 세계를 돌아보는 전시를 개최한다. 두 전시는 고암이 문인화 전통을 넘어 일상 속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 30대 시절부터 ‘군상’으로 인간 탐구 절정에 이른 말년까지 조명한다. 그중 1부 전시인 ‘고암, 시대를 보다: 사생에서 추상까지’는 26일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1부 전시는 고암이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의 모습을 담은 풍경화에서 출발한다. 이후 고암이 반(半)추상 실험을 하고 프랑스로 이주한 후 콜라주, 문자 추상 등 독자적 추상 양식으로 넘어간 흐름도 주목한다.
특히 1950, 60년대 미공개 작품이 나와 눈길을 끈다. 여기에는 고암의 1950년대 대표작으로 꼽히는 ‘취야’ 연작에 속하는 작품 두 점이 포함됐다. 고암은 생전 “1955년 자포자기한 생활을 하는 동안 야시장의 풍경과 생존경쟁을 해야 하는 서민 생활의 따뜻한 체취가 정말로 따뜻하게 느껴졌다”며 “취야는 나에게 자화상 같은 그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림 속에는 탁자를 놓고 2, 3명이 앉아 술을 마시며 그 뒤로 여러 인물 군상이 배경처럼 깔려 있다. 그림 왼쪽 위 ‘외상은 안뎀이댜’(외상은 안 됩니다)라고 직접 쓴 글씨가 남겨져 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 다른 미공개 작품으로는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돼 대전, 안양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 옥중에서 그린 풍경 2점과 붉은 먹으로 1988년 그린 대나무 그림 1점이 있다. ‘모락산’은 안양교도소 뒷산을 그린 것으로, 고암은 수감 시기 그림뿐 아니라 밥알을 모아 종이를 섞어 반죽해 조각을 만들기도 했다. 고암의 옥중 작업을 보여주기 위해 가나문화재단이 소장한 밥풀 조각도 함께 전시한다. 7월 28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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