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2연패→3위→하루 만에 2위 탈환' 삼성, 박진만 감독 "이승현 제 역할 완벽 수행, 불펜진 승리 마침표"

잠실=안호근 기자 2024. 6. 2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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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삼성 구자욱(가운데)이 27일 LG전 4회초 선제 득점한 뒤 박진만 감독(왼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연패로 인해 내준 2위 자리 주인이 하루 만에 다시 바뀌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3일 연속 투수전에서 유종의 미를 장식하며 2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이승현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철벽 마무리 속에 2-1 승리를 챙겼다.

44승 34패 1무로 LG(44승 35패 2무)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2위로 재도약했다. 상대전적에서도 6승 5패 1무로 근소 우위를 챙겼다.

2위를 건 치열한 3연전은 명품 투수전 양상으로 흘렀다. 1차전에선 삼성 에이스 원태인이 문보경에서 스리런 홈런을 맞고 3실점하며 흔들렸으나 6회까지 잘 막아냈다. 그러나 '방출 위기'에 몰렸던 LG 외국인 선발 케이시 켈리가 8이닝 퍼펙트 투구에 이어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2차전에선 삼성 코너 시볼드가 7이닝을 소화했지만 수비 실책 속에 1실점(비자책)했고 마찬가지로 입지가 불안했던 디트릭 엔스가 6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팽팽한 승부가 됐다. 승부는 9회말에 결정됐다. 1-1에서 안타 하나를 내줬고 이후 보크-고의4구-더블스틸-고의4구가 반복됐고 끝내기 실책까지 이어지며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삼성 이승현이 27일 LG전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날 삼성은 지난 4월 24일 LG전에서 5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6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노히트 피칭을 펼친 좌완 이승현을 꺼내들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누구보다 안정적인 투구로 선발 로테이션을 착실히 소화한 투수로 기대가 컸다.

반면 LG는 올 시즌 단 두 차례 선발 기회를 잡았던 이상영을 내보냈다. 5이닝을 채운 경험도 없어 삼성에 더 무게감이 쏠려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상영도 만만치 않았다. 1회 볼넷과 도루를 허용하고도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했고 2회는 삼자범퇴, 3회까지도 실점하지 않았다.

4회 구자욱과 데이비드 맥키넌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강민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5회까지 잘 막아냈지만 6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김지찬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도루까지 허용했고 좌전 안타를 맞아 실점이 늘었다. 이후 백승현에게 공을 넘겼다. 5⅓이닝 동안 74구를 던졌고 5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2019년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 기록을 새로 썼다.

최고 시속 142㎞, 143㎞을 기록한 포심과 투심 두 가지 패스트볼을 12구와 22구 던졌고 슬라이더 32구, 포크볼 8구를 던지며 호투를 펼쳤다.

LG 선발 이상영의 투구 장면.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승현은 한 수 위 실력을 보였다. 1회를 삼자범퇴로 시작한 이승현은 2회 볼넷 2개와 포일, 폭투까지 나왔음에도 2사 2,3루 상황에서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3회에도 2사 1,2루에서 오스틴 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지웠다.

6회까지 던지면서도 불안감을 자아내는 장면이 없었다. 80구를 던진 채 올라선 6회에도 이승현은 단 8구로 LG 타자 3명을 돌려세우며 임무를 마쳤다. 올 시즌 2번째 6이닝 무실점 호투이자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평균자책점(ERA)을 3.49에서 3.16까지 낮췄다.

특히나 LG전에선 올 시즌 2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 호투로 새로운 천적으로 등극했다. 11이닝 동안 피안타는 단 4개, 탈삼진은 11개에 달한다. 'ERA 0'을 자랑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임창민은 9구 만에 1이닝을 삭제했다. 임창민 또한 올 시즌 LG전 6경기에서 5⅔이닝 무실점 4홀드로 천적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8회 등판한 김재윤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고 김범석에게 안타를 맞자 삼성은 오승환을 불러올렸다. 오승호나은 오스틴에게 안타를 맞았고 박동원의 절묘한 내야 안타로 1실점했지만 구본혁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리드를 지켰다.

7회말 등판한 임창민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오승환(왼쪽)이 경기를 마무리하고 포수 이병헌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9회에도 등판한 오승환은 가볍게 삼자범퇴로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24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달렸다. 오승환 또한 LG전 4경기 4⅓이닝 동안 단 1실점에 그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5연승을 달렸으나 라이벌 팀에 연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던 박진만 감독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시리즈 2연패로 몰린 어려운 경기에서 이승현 선수가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줬고 불펜진들도 각자 맡은 이닝을 지워주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투수진이었지만 타선을 향한 칭찬도 빼놓을 없었다. 이어 "타선에서는 김지찬 선수가 3출루, 3도루를 해주며 상대 내야진을 불편하게 만드는, 좋은 주자로서의 가치를 보여줬고 구자욱 선수는 간절했던 추가 타점을 만들어 '주장이 치면 승리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 선수단에 전달하며 시리즈 스윕패를 막을 수 있었다"고 독려했다.

사흘 내내 만원에 근접한 많은 관중에 현장을 찾았다. 삼성 팬들도 LG 팬들 못지 않게 3루 측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잠실구장 정원은 2만 3750석인데 평균 2만 2461명이 현장을 찾았다.

이번 3연전의 총 경기시간은 7시간 26분. 평균 2시간 28분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사직구장 3연전이 총 12시간 6분, 평균 4시간 2분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빠른 투수전으로 진행됐는지를 알 수 있는 일전이었다. 뜨거운 관중 열기에 양 팀은 명품 투수전으로 보답했다.

박진만 감독은 "주중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 3루를 꽉꽉 채워 엘도라도를 열창해 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삼성 선수들이 승리 후 3루 측 관중석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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