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빼고 다 중동 팀

월드컵 3차 예선 조 추첨 결과
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와 한 조

한국 축구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에 ‘모래 폭풍’을 만나게 됐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2위 한국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조 추첨 결과 이라크(55위)와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5위), 쿠웨이트(137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A조는 이란(20위)과 카타르(35위), 우즈베키스탄(62위), 아랍에미리트(69위), 키르기스스탄(101위), 북한(110위). C조는 일본(17위)과 호주(23위), 사우디아라비아(56위), 바레인(81위), 중국(88위), 인도네시아(134위)다. FIFA 랭킹이 아시아 3위권에 들어 1번 포트가 된 한국은 자동적으로 조 추첨에서 같은 1번 포트인 일본과 이란은 피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32팀에서 48팀으로 확대되면서 아시아에는 8.5장 본선 출전권이 배정됐는데 18팀이 참가하는 3차 예선에선 각 조 1·2위 6팀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 세계에서 6번째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그래픽=백형선

B조에서 경기를 펼치게 될 한국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에 편성됐다는 평가다. A조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까다로운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을 피했고, 축구 외 변수가 많은 북한 원정도 갈 필요가 없다. C조에 포함됐다면, ‘죽음의 조’에 속할 뻔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나선 일본과 호주, 사우디가 나란히 C조에 들어가 살 떨리는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 3국은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에 이어 월드컵 본선행 티켓이 걸린 예선에서 3회 연속 같은 조에서 만났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첫 본선행을 노리는 중국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도 C조에 속해 험난한 여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한국은 이라크(9승12무2패)와 요르단(3승3무1패), 오만(4승1패), 팔레스타인(1승), 쿠웨이트(12승4무8패) 등 B조 5팀과 역대 전적에서 모두 앞서 있다. 다만 상대가 모두 중동 팀이라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지는 3차 예선에서 장거리 여정이 불가피하다. 경기 중 선수들이 아픈 척 쓰러져 시간을 끄는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도 경계해야 한다. 요르단과 일전은 기대를 모은다. 한국은 지난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졸전 끝에 요르단에 0대2로 패하며 64년 만의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만큼 설욕할 기회다.

이번 3차 예선 일정은 9월(5·10일), 10월(10·15일), 11월(14·19일), 2025년 3월(20·25일), 6월(5·10일)이다. 한국의 3차 예선 첫 경기는 9월 5일 팔레스타인과 홈 경기. 3차 예선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선착하며, 조 3·4위 6팀은 4차 예선에서 두 조로 나눠 경기를 벌여 각 조 1위 두 팀이 추가로 본선행 티켓을 따낸다. 4차 예선 조 2위 팀은 5차 예선에서 맞붙어 여기서 승리한 팀이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마지막 기회에 도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