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주, '삼식이 삼촌' 송강호가 미친 영향[TF인터뷰]

김샛별 2024. 6. 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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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진 役이 되기 위한 진기주의 노력
디즈니+ '삼식이 삼촌'을 통해 배운 것들

배우 진기주가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송강호를 언급할 때는 데뷔 10년 차임에도 여전히 새내기처럼 수줍고 풋풋하다. 그러나 주여진의 단단한 신념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누구보다 진중하고 올곧다. 배우 진기주가 걸어온 길을 엿볼 수 있었던 그의 '삼식이 삼촌' 여정이었다.

진기주는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연출 신연식)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주여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그는 이날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은 제작 전부터 일찌감치 시청자들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 배우'로 불리는 송강호가 무려 35년 만에 드라마로서는 첫 데뷔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기룰 비롯해 변요한 이규형 유재명 등 '연기파 배우'로 각광 받는 이들도 하나둘 출연 소식을 전하며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송강호의 첫 드라마'라는 점은 진기주의 작품 출연 결정에도 "아주 많은 영향"을 미쳤단다. 그는 "선배님이 드라마를 한다는 소식을 기사로 먼저 접했었다. 당시 제목까지는 기억을 못 했는데 대본이 들어오고 기본적인 개요를 설명해 줄 때 선배님의 드라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이미 너무나도 열린 마음으로 책을 읽었던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극 중 송강호와 진기주가 서로 마주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를 언급하자 진기주는 미련이 넘치는 표정과 함께 "딱 한 장면이다. 그것도 굉장히 짧게 마주쳤다.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라고 털어놨다.

"언젠가는 다시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 오겠죠? 아니에요. 꼭 와야만 한다고 생각해요.(웃음)"

배우 진기주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이었던 점은 송강호가 현장을 자주 지켰던 만큼 배우로서는 마주칠 기회가 많았다. 진기주는 "선배님은 오후 촬영이어도 오전부터 계신 경우도 있고 항상 자신의 촬영보다 일찍 와서 준비하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먼저 촬영 중인 후배 배우들의 연기를 모니터할 때도 많았다"며 "때때로는 마치 키포인트 레슨처럼 후배들에게 '이렇게 한 번 해보는 건 어떻냐'며 조언을 툭 던져준다. 이후 후배가 다른 연기를 하면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처럼 리액션으로 화답해 준다. 우리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희열이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진기주에게는 송강호의 코칭이 크게 없었단다. 대신 항상 "괜찮았다. 좋았다"라는 말로 진기주를 응원하고 격려한 것. 이에 오히려 좋은 게 아니냐고 묻자 진기주는 "아니다. 오히려 엄청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저 또한 선배님의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마냥 기다리는데 초반에는 별다른 말씀을 안 해주셨어요.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이후 먼저 용기를 내서 제게도 한마디만 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선배님께서는 좋아서 말씀을 따로 안 해주셨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안했죠. 나중에 다 같이 저녁을 먹을 때 제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까 오셔서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내가 늘 보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좋았다'고요. 큰 위안이 됐어요."

반대로 송강호는 인터뷰에서 진기주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와 영화의 스탠스 조절이 다를 때면 진기주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 이에 진기주는 "사실 조언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어땠냐고 물어보시는데 '좋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방송이 아닌 모니터로 볼 때는 날 것의 연기를 보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님의 연기는 항상 완성된 작품처럼 느껴졌다. 최고의 연기였다"고 돌이켰다.

배우 진기주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서 주여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극 중 주여진은 김산의 연인이자 국문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로서 국회의원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일을 돕고 있는 인물이다. 진기주는 올곧은 신념과 현명함을 지닌 주여진을 "그릇이 큰 인물"이라며 "작품 내에서도 그리고 밖에서도 여진이에게 견줄 만한 인물은 없다고 본다"고 소개했다.

때문에 진기주는 가만히 있어도 풍기는 주여진만의 아우라가 느껴지기를 바랐다. 그는 "물론 나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인물은 아니다. 사람 진기주가 연기를 하기 때문에 내 안에 갖고 있는 지점도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나에 비해 월등하게 성숙하고 지적이고 내면이 꽉 찬 캐릭터였다. 하지만 아직도 취향도 다소 유치하고 어린 내게서는 여진이를 끌어낼 수 없을 것 같았다. 때문에 그런 내 모습을 지워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멘탈이나 자세 등부터 채워서 치환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진기주와 주여진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기자'라는 직업이다. 김산(변요한 분)의 연인이었던 주여진은 여러 일을 겪은 뒤 애민일보의 기자가 된다. 실제로 진기주 또한 2014년 G1방송 강원민방에 입사해 수습기자까지 마쳤다. 이제는 전직이 된 기자를 작품을 통해 다시 마주하게 된 기분은 어땠을까.

"처음 받았던 대본 중 마지막 장면에 여진이가 기자가 돼서 타이핑을 치며 내레이션을 하는 장면이 있어요. 실제로 그 기사 자체가 너무 멋있었어요. 읽는데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배우 진기주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을 통해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진기주가 언급한 내용은 '정치적 혼란이 대한민국의 성장통일지 사형선고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정치인들은 밥그릇 싸움에만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지식인들은 양심을 팔고, 정치인들은 이념을 팔고, 서민들은 희망을 팔아 버린 시대. 깨어 있는 시민들이 일어나야 한다. 한 번 빼앗긴 것은 다시 찾기 힘들다. 그 누구도 우리를 대신해 싸울 수 없다. 민주주의는 모든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 주인이 제 것이라 목소리 내지 않으면 누가 지켜준단 말인가'라는 대사였다.

진기주는 "10대~20대 시절 기자를 꿈꿨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고등학생 때는 신문부 동아리 기장으로서 신문사에 방문했고 대학생 때는 인턴 생활을 하면서 얼른 나도 현장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의 내 모습과 마음이 떠오르더라"고 밝혔다.

2015년에 데뷔한 진기주는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아직도 멀긴 했지만 사람이 정말 많이 됐다"는 그는 지나온 시간을 돌이켰다. 이어 "예전에는 경주마처럼 정면밖에 바라볼 줄 몰랐다. 반면 지금은 작품 전체를 아우르진 못할지라도 어느 정도 옆은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는 전체를 볼 수 있게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차기작 '언더커버 하이스쿨'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삼식이 삼촌' 때보다 에너제틱하다는 건 확실해요. 조금 시끄러울 수도 있어요.(웃음)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리고자 이번에도 열심히 대본을 뜯어 보고 읽고 있으니 기다려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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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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