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①역대 최소 규모 선수단...암울해도 희망은 있다

이석무 2024. 6. 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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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선수 예상 최대 142명...76년 몬트리얼 올림픽 이후 최소 인원
단체 종목 부진 결정적...금메달 5개, 종합 15위 보수적 목표 내걸어
전통적 강세종목 양궁, 펜싱에 기대...수영, 유도, 근대5종, 배드민턴 등 기대감 커져
근대5종, 스포츠클라이밍, 브레이킹 등에서도 메달 기대
25일 오후 충북 진천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미디어데이에서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12명의 선수들이 올림픽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오전 충북 진천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 태권도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태준, 서건우, 김유진, 이다빈.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제33회 파리 올림픽을 앞둔 대한민국 스포츠의 분위기는 밝지 않다.

참가 선수 숫자만 놓고 보면 150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선수 50명을 파견한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한 한국은 1984년 LA 올림픽에 선수 210명이 출전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1988년 서울 올림픽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77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이후에도 한국 꾸준히 200∼300명대 선수를 하계올림픽에 보냈다. 이번 파리 대회에는 전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 숫자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력이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 선수단이 이렇게 쪼그라든 데는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한때 한국은 구기종목에서 세계 수준의 팀들과 경쟁했던 적이 있다. 남자 축구는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여자 배구도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21년에 치러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4강에 오르는 신화를 썼다. 여자 농구도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젠 과거의 추억일 뿐이다. 배구, 농구는 남녀 가리지 않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잃고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축구 역시 이제 중동은 물론 동남아시아 팀들에게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출전하는 선수가 줄어든 만큼 기대할 수 있는 메달 숫자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내면서 사상 처음으로 메달 순위 10위(금메달 수 기준)에 올랐다. 안방에서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2개로 세계 4위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후에도 한국은 꾸준히 종합 순위 10위 이내 성과를 냈다. 2020년도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금메달 6개를 기록하며 16위로 추락했다.

파리올림픽 전망은 더 암울하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6개를 따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예상 순위는 15위 안팎이 될 전망이다. 만약 금메달 숫자가 5개 이하가 된다면 1976년 1개였던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가 된다. 전체 메달 수 20개 선이 무너지면 이 역시 1984년 LA 대회 19개 이후 40년 만이다.

이런 전망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선 금메달 10개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금메달 강세 종목인 양궁과 펜싱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고 지난 도쿄대회에서 부진했던 태권도, 유도, 사격, 배드민턴 등에서 선전한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있는 수영, 근대5종, 스포츠클라이밍 등에서 깜짝 금메달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골프 역시 당일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 금메달을 노려볼만하다.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지난 4월 공개한 파리 올림픽 메달 전망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9개를 따내 메달 순위 10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이 밝은 것은 분명 아니지만 그렇다고 미리 희망을 접을 필요는 없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한국 선수단 사상 100번째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2㎏급에서 양정모가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이래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 대회를 제외하고는 매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금까지 한국아 하계 올림픽에서 따낸 총 금메달을 96개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 4개를 추가하면 100개를 돌파하게 된다. 이번 대회 예상 금메달 수가 5∼6개 정도임을 감안할 때 통산 100번째 금메달 달성을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다.

섣불리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한국의 100번째 금메달은 대회 중반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지시간 8월 2∼4일 열리는 양궁 혼성전과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이 유력 후보다. 8월 5일에 열리는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10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2개 메달을 추가하면 300번째 메달을 수확하게 된다. 서울 올림픽부터 대회마다 20개 이상 메달을 꾸준히 따내는 만큼 이변이 없는 한 역사적인 300번째 메달 주역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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