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동원 대통령궁 진입…3시간 만에 실패한 쿠데타

박일중 2024. 6. 2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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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미 볼리비아에서 대낮에 군부 쿠데타 시도가 벌어져 큰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쿠데타 세력이 장갑차로 대통령궁에 진입했지만, 대통령의 강경 방침에, 시민들까지 쿠데타를 반대하고 나서며, 불과 세 시간 만에 물러났습니다.

뉴욕에서 박일중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장갑차가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중심가의 무리요 광장으로 들어갑니다.

대통령궁과 국회 등 국가 핵심 시설이 있는 곳입니다.

방패를 든 헌병들이 시민들 통제에 나섰습니다.

군부는 곧바로 장갑차로 문을 부수고 대통령궁 안까지 진입했습니다.

[호세 후안 수니가/볼리비아 육군 장군/쿠데타 주도 : "우리는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싶습니다. 소수에 의한 통치는 충분합니다."]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듯했던 쿠데타 시도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아르세 대통령이 육해공군 수장을 모두 교체하고, 동원된 쿠데타 병력에 퇴각을 명령했습니다.

여기에 일반 시민들까지 무리요 광장으로 모여들어 쿠데타 시도를 성토하자 군은 세 시간 만에 모두 물러났습니다.

[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 대통령 : "국민들이 결집해서 오늘 우리가 쿠데타 시도를 물리칠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쿠데타를 주도한 수니가 장군은 정치적인 발언을 했다가 쿠데타 시도 전날 직위에서 해임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수니가 장군은 이번 쿠데타에 대해 인기가 떨어진 아르세 대통령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볼리비아 국민 : "역사적인 오후입니다. 국민이 무리요 광장을 다시 찾았을 뿐 아니라 쿠데타가 실패했습니다."]

이번 쿠데타 시도에 대해 미국과 EU 등 국제사회는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볼리비아는 2019년을 포함해 모두 190차례의 쿠데타를 겪었고, 경제난으로 수개월 간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지혜/자료조사:오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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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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