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팬은 조용하다? 뉴진스는 못 참지[스경X현장]
다니엘의 ‘아이시떼루’(사랑해요) 한 마디에 도쿄돔에는 뜨거운 함성이 울렸다.
일반적으로 일본 팬들은 조용히 공연을 관람한다는 인식이 짙다. 그러나 뉴진스 앞에서는 어림없는 얘기였다.
그룹 뉴진스가 27일 일본 도쿄 분쿄구 도쿄돔에서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을 개최했다. 이는 뉴진스가 지난 21일 싱글 ‘슈퍼내추럴’을 발매하고 일본에 정식 데뷔한 후 처음 진행하는 팬미팅으로, 데뷔와 함께 일본 내에서도 ‘꿈의 무대’로 꼽히는 도쿄돔 입성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K팝 아이돌 가운데서도 단독 입성으로는 최단 기록(데뷔 1년 11개월 만)을 쓰면서, 국내외 매체들의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5만여 명 규모의 공연장을 단숨에 매진시킨 뜨거운 인기는 이날 현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도쿄돔 근처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뉴진스 특유의 패션과 스타일을 따라한 수많은 팬이 공연장 밖에서부터 노래를 따라 부르고 기념 촬영을 진행하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특히 지난 4월부터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와 모회사인 하이브가 내분을 이어오고 있지만, 현지 팬들은 이를 개의치 않는 듯 뉴진스를 향한 응원과 사랑을 보냈다. 오프닝 무대인 데뷔곡 ‘어텐션’의 전주가 흘러나오고 뉴진스 멤버들이 등장하자 도쿄돔을 울리는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쿠키’ ‘하이프 보이’ ‘슈퍼 샤이’ ‘쿨 위드 유’ 등 이어진 히트곡 무대마다 큰 환호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후렴구 떼창까지 쏟아내며 제대로 몰입했다.
일본 팬덤은 공연 중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떼창’이나 지나친 함성은 자제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이날 뉴진스를 만난 일본 ‘버니즈’(팬덤명)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뜨겁게 애정을 표했다. 무대가 끝난 뒤에는 각자 좋아하는 멤버의 이름을 외치거나 흥에 넘쳐 소리를 지르는 등 여느 팬과 다르지 않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줬다.
뉴진스는 히트곡 무대 외에도 일본의 인기 가요를 커버한 멤버들의 솔로 무대와 이날 최초 공개된 하니와 다니엘의 듀엣 ‘홀드 잇 다운’ 무대, 댄서 110명과 함께 하는 ‘슈퍼 샤이’, 게스트로 참석한 일본의 인기 가수 리나 사와야마와의 합동 무대까지 특별한 연출로 화답했다.
특히 하니가 선보인 마츠다 세이코의 씨티팝 ‘푸른 산호초(青い珊瑚礁)’ 무대는 청순한 매력의 절정을 보여주며 도쿄돔을 뚫을 듯한 ‘떼창’과 함성을 이끌었다.
또 뉴진스는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를 모두 사용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했다. 이들은 “어제에 이어 오늘 이렇게 ‘버니즈’(팬덤명)와 만나게 돼 너무 행복하다” “더 일찍 오고 싶었다. 너무 보고 싶었다” 등 애정을 표해 공연장을 달궜다.
이번 공연을 총괄한 어도어의 민 대표 역시 도쿄 시부야에서 진행 중인 ‘슈퍼내추럴 팝업’ 스토어를 찾아 팬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등 팬들의 응원에 보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연 직전에는 취재를 위해 공연장을 방문한 한국 취재진을 직접 찾아 “와주셔서 감사하다.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일일히 인사를 나누며 밝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내홍의 시름은 잠시 잊은 채 일본 ‘버니즈’의 화력을 보여준 이날 팬미팅은 ‘디토’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혜인은 “어제, 오늘 ‘버니즈’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버니즈’는 누구보다 반짝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다. 너무 고맙다. 곁에 있어 줘서”라고 눈물을 보였고, 민지는 “이렇게 큰 무대에서 ‘버니즈’ 본다는 게 꿈만 같다.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고, 다니엘도 “어제부터 오늘까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많은 사랑을 줘서, 지금이 너무 꿈같다. 항상 하는 말이긴 하지만 오늘 잠이 안 올 것 같다. 너무 고맙다”고 팬들에게 사랑을 전했다.
팬들은 ‘디토’ 무대가 끝난 뒤 ‘앙코르’를 외치며 식을 줄 모르는 열기를 자랑했다. 이내 ‘ASAP’로 다시 무대에 오른 뉴진스는 마지막까지 무대를 불태우며 첫 도쿄돔 공연을 성료했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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