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딸 웹툰 작가 꿈, 팍팍 밀어줘야겠네”…미국 진출한 K웹툰 ‘승승장구’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6. 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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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나스닥 상장 흥행
정식 서비스 19년만에
명실상부 글로벌기업 우뚝
이해진 창업자 깜짝 등장
‘조회수 100억’ 히트작 활용
영화· 드라마 제작 늘릴 듯
네이버웹툰 글로벌 히트 IP 외모지상주의 이미지. [사진 =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27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입성에 성공하면서 웹툰 산업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주류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소비 시장인 북미에서 비주류로 여겨졌던 웹툰 플랫폼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 각지에서 플랫폼 회사들이 사업을 더 큰 규모로 키우려는 움직임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구자격인 네이버웹툰 입장에서는 ‘초격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이 제출한 증고신고서에 따르면 회사측이 신고한 자금의 사용 목적은 △AI 등 미래 기술 투자△글로벌 사업 성장 가속화 △콘텐츠 IP 투자 순으로 금액이 높았다.

네이버웹툰 상장 과정에서 공언한 목표는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영화, TV 시리즈 제작에도 탄력을 붙을 전망이다. K콘텐츠의 글로벌 도약에도 힘이 실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그동안 주류였던 영화, 드라마, K팝뿐 아니라 웹툰·웹소설이 2차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한류의 전성기를 이끌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약 1억 7000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창작자는 2400만명, 월간유료사용자는 780만명에 달한다. 이같은 생태계를 기술과 접목시키는데 성공한다면 웹툰엔터의 기업가치 부양은 물론 네이버웹툰이 표방해온 ‘스토리 테크’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손에 쥐게 된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들고, 웹툰을 드라마·영화로 재탄생시키는 이른바 IP 비즈니스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원 스토리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라고 부르며 스토리 IP 확장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 본격적인 IP사업을 협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계적으로 막대한 팬덤을 보유한 네이버 웹툰·웹소설을 활용한 다양한 AI서비스가 ‘킬러콘텐츠’로 부각될 수 있어서다. 한국 웹툰 플랫폼들은 이미 수십억뷰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단위 팬덤을 보유한 웹툰·웹소설 ‘메가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일례로 웹툰 한류의 기폭제가 된 네이버웹툰 ‘외모지상주의’의 경우 누적 조회수 100억회를 돌파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웹툰·웹소설이 AI기술과 융합된 콘텐츠로 진화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믹스’가 주목된다. 미디어 믹스란 미디어 산업에서 IP를 소설, 영화, 만화, 게임, 캐릭터 제품 등 여러 미디어로 출시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미디어 믹스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웹툰·웹소설, 게임을 드라마·애니메이션으로 만들거나 인기 웹툰을 게임으로 만드는 식이다. 글로벌 OTT의 등장은 한국 웹툰의 세계 진출을 돕고있다. ‘스위트홈’ ‘사냥개들’ ‘마스크걸’ ‘이두나!’ ‘더 에이트 쇼’ 등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넷플릭스 드라마 상당수가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네이버웹툰 글로벌 히트 웹툰IP 여신강림 이미지. [사진 = 네이버웹툰]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 사례에서 볼 있는 강력한 IP로도 캐릭터, 브랜드, 콘텐츠 등 무한한 확장이 가능하다”면서 “‘원 소스 멀티 유스’는 수익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IT 업계에서는 웹툰 플랫폼 업체를 중심으로 AI 등 신기술 접목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증권신고서에서 “다음 세대의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전문 작가, 감독, 프로듀서가 대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사용자의 창의력을 활용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네이버웹툰은 회사가 보유한 IP를 모회사인 네이버를 중심으로 축적해온 AI 기술과 접목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웹툰은 이달 웹툰 캐릭터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캐릭터챗’을 출시했다. 이달 25일 기준으로 캐릭터챗에 약 75만명이 접속했고, 이용자가 주고받은 메시지 건수가 1350만건에 달했다. 웹툰과 웹소설 IP에 기술을 적용해 사업을 확장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IP를 사용한 AI ‘캐리커처’ 서비스 출시도 준비중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웹툰과 테크를 접목하기 위한 인력 채용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사용자 유입 증대 뿐 아니라 창작을 위한 업무를 AI 기술로 대체하는 데 성공한다면 비용 측면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네이버웹툰 생태계 확장과 함께 (웹툰에 활용되는) 네이버의 AI 기술 가치를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웹툰 글로벌 히트 IP 화산귀환 이미지. [사진 = 네이버웹툰]
한편 네이버는 본업인 포털 검색에서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자 웹툰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네이버웹툰은 2021년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6600억원), 2022년 2월 국내 1위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1082억원), 2022년 3월 일본 전자책 서비스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2000억원)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업계에선 전 세계적으로 웹툰-웹소설-영상화까지 플랫폼과 IP 밸류체인을 구축한 네이버가 업계의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왓패드와 네이버웹툰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만 누적 수억개 이상에 달한다. 이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네이버의 자신감이다. 현재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는 영상 제작 경험을 쌓은 자회사들이 여럿 있다.

왓패드웹툰스튜디오(WWS)가 대표적이다. 왓패드 인수 직후 왓패드 스튜디오와 웹툰 스튜디오를 통합해 WWS를 만들었다. WWS는 수백개 이상의 영상 제작 파이프라인을 준비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버는 약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IP 비즈니스 기금을 조성해 WWS를 지원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웹툰 IP를 2차 사업 계약을 통해 넘기는 형태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직접 영상 제작에 참여하는 형식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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