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지하 ‘8000곳’ 물막이판 설치 필요…시, 건물주 설득 속도
취약계층이 사는 서울 시내 반지하 주택에 단열·방수 등 성능을 보강하고, 도배·장판으로 내부 환경을 개선하는 민관 협력 지원이 확대된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안전 확보도 강화한다.
서울시는 지난 2년여간 57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거안심동행 민관협력사업을 올해 50가구로 늘려 집수리를 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2022년 11월 중증장애인 거주 반지하를 시작으로 서울시·한국해비타트, 22개 기업·단체가 열악한 주택 환경을 바꾸는 작업을 해왔다. 하수 역류, 악취, 누수·습기로 인한 벽지·장판 등 곰팡이 제거 등을 돕는 식이다. 지난해 지원 대상을 고령층·아동 거주 가구까지 늘린 데 이어 올해는 최소 주거면적 이하(2인 가구 기준 26㎡) 저층주택도 포함한다.
이를 통해 매년 여름 침수 피해가 반복된 도봉구 반지하 거주 장애인 5인 가구는 외부에 비가림막 등을 달고 단열공사와 창호 교체, 개폐형 방범창 설치 공사가 이뤄졌다. 89세 주민 혼자 사는 마포구 반지하 주택은 보행기로 통행할 수 있도록 문턱은 제거하고 손잡이를 만든 후 개폐형 방범창과 욕실 미끄럼방지 타일 등이 설치됐다.도배·장판·창호는 바꾸고, 공기 순환 장치도 마련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민관협력형 주거안심동행 사업은 소득·자산 여건이 지원 기준에서 벗어난 사각지대까지 포함해 주거약자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남부지역의 장마가 시작되면서 서울 시내 반지하 주택에 물막이판 독려 작업도 한창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의 5200여가구 반지하 주택 전수조사를 했던 성동구는 모든 반지하에 침수를 막기 위한 물막이판 설치를 제안할 방침이다. 지자체 지원이 있어 무료로 물막이판을 달 수 있지만 미관이나 채광 문제, 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집주인이 거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낙인효과를 없애기 위해 침수 이력 등과 상관없이 모든 반지하를 대상으로 설치를 지원 중이나 여전히 서울 시내 차수시설이 필요한 반지하는 9742가구나 된다. 성동구 관계자는 “물막이판 설치를 꺼리는 건물주를 설득해 올해 189가구에 추가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물막이판을 포함해 역류방지밸브·수중펌프·물막이턱 등 차수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반지하 중 멸실(180가구)·공가(394가구)나 급경사지에 있어 구조적으로 불필요한 경우(1164가구) 외 주민이 원하면 먼저 설치할 예정이다. 시설 관리가 불편하거나 거부감 등의 의사를 밝힌 4944가구, 3번 넘게 지자체에서 방문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은 3060가구 등이 대상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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