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맹견 30여 마리가…” 투견 목적 사육 의심 정황도
[KBS 제주] [앵커]
인적이 드문 임야에 허가를 받지 않고 맹견을 기르던 사육장이 동물보호단체 신고로 드러났습니다.
개 주인들은 취미로 키웠다는데 투견 사육이 의심스러운 정황도 있었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시 중산간의 한 임야.
숲 속 오솔길로 들어서자 개들을 가둔 '뜬장'이 보입니다.
작은 송아지만 한 큰 개가 사납게 짖어댑니다.
이곳에 있는 개는 30여 마리, 공격성이 강한 맹견으로 분류되는 핏불테리어입니다.
내부로 깊숙이 들어가니 사각형 철장이 있습니다.
투견을 싸움 붙일 때 쓰는 '링'과 비슷한 형태로, 조명도 달려있습니다.
철장 바로 옆엔 여러 대의 러닝머신이 놓였습니다.
투견을 훈련을 시킬 때 주로 쓰는 기구로, 이곳에서만 6대나 확인됐습니다.
배설물로 가득 찬 우리에 갇힌 고양이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냉장고 속 주사기 등 불법 투견 사육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고, 동물 학대 신고도 접수됐습니다.
[신고자/음성변조 : "사각링장, 그건 분명 철거해야 하고요. 그다음 러닝머신도 철거해주셔야 하고요."]
견주들은 땅을 빌려 2, 3년간 맹견을 길러왔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산림 보호를 위한 인허가 절차를 어겨 엄연한 불법입니다.
투견 사육 의혹에 대해서는 취미로 기른 것일 뿐이라며 극구 부인했습니다.
링으로 의심되는 철장은 애견 운동장으로 썼고, 러닝머신도 개들을 운동시킬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제주시는 동물등록도 되지 않은 30여 마리 맹견들에 대해 중성화수술 등 관련 법을 지킬 것을 견주들에게 고지했습니다.
투견 사육 의심 시설들도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홍권필/제주시 동물보호팀장 : "(동물 학대) 민원이 자주 들어오다 보니까 지금 입장에선 크게 필요 없는 시설로 판단해 (견주가) 오해의 소지 없애려고 철거할 것 같습니다."]
제주에선 7년 전 농장에 철제 투견장을 만들어 불법 투견 도박을 벌인 10여 명이 경찰에 적발됐고, 2011년엔 감귤 창고에 세운 투견장에서 도박을 하던 16명이 붙잡히는 등 투견 관련 범죄가 반복되는 상황.
불법 투견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맹견 사육시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고성호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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