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투기급’ 지표 수두룩한데…CGV 전망 상향 옳을까

이건엄 2024. 6. 2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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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한신평 CJ CGV 등급 전망 ‘안정적→긍정적’
중기적 상향 가능성↑…올리브네트웍스 편입 효과
현금창출력·재무건전성 여전히 미흡…BBB급 이하
신평사 “역량 부족 공감…업황 등 긍정적 요인 반영”
이 기사는 2024년06월27일 18시0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CJ CGV(079160)가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받으며 일각에서는 다소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의 계열지원 가능성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종속회사 편입 등을 고려하더라도 주요 신용등급 평가 지표가 여전히 투기급에 머물고 있어 개선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이 CJ CGV의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영화 수요 회복 지연과 실적 하방 위험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신용등급 상향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CGV 조형물. (사진=뉴스1)
2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034950)(이하 한기평)와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CJ CGV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로 상향조정했다.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 전망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상향됐다. ‘긍정적’ 등급 전망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한기평은 전망 상향 이유로 “신규 연결편입에 따라 사업기반 확충 및 실적 안정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자본확충 효과 등을 통해 중기적 재무안정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의 긍정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시장 일각에서는 CJ CGV의 현 상황 대비 신용등급 및 전망이 과대 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재무지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CJ 올리브네트웍스의 연결 편입 효과만 고려해 등급 전망을 상향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설명이다.

부채비율 806% 차입금의존도 68%

실제 CJ CGV는 최근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금창출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CJ CGV의 올해 1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741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분기 1109억원 대비 33.1% 적다. 이에 따른 EBITDA 마진도 18.8%로 같은 기간 23.9% 대비 5.1%포인트(p) 낮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시기 늘어난 차입금 영향으로 재무건전성도 여전히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CJ CGV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805.7%에 달한다. 이는 기업의 적정 부채비율인 200%를 4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도 68%로 안정권으로 여겨지는 30%를 훌쩍 뛰어넘은 지 오래다.

이를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방법론에 대입하면 대부분의 지표가 비우량인 BBB급 이하에 해당된다. 한신평의 평가방법론에 따르면 CJ CGV는 △수익 안정성(BBB) △EBITDA/평균영업자산(BBB) △순차입금/EBITDA(BB) △EBITDA/이자비용(B) △부채비율(CCC) △차입금의존도(B) 등 다수의 지표가 현 신용도보다 낮은 것은 물론 투기급에 해당하는 경우도 다수다.

특히 신용등급 평가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재무안정성의 경우 모든 지표가 BBB급 이하로 현재 신용등급보다 낮다. 이는 한기평의 서비스 기업 평가방법론에 대입해도 마찬가지로 CJ CGV의 EBITDA 마진과 순차입금/EBITDA,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 주요 지표들은 BBB급 이하에 머물고 있다.

서울 용산구 CJ CGV 용산점에 모인 관람객들. (사진=뉴시스)
신평사도 역량 부족은 인정

이에 신용평가사들도 CJ CGV의 현금창출력과 레버리지(Leverage) 비율 등 주요 재무지표의 미흡한 점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지표가 BBB급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자체 역량만 놓고 보면 A급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에 이견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자체 신용 체력을 제외한 요소들을 고려하면 전망 상향이 과도한 조정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연결편입 효과로 재무안정성과 이익 창출력 개선이 예상되는 데다 영화관 시장의 흐름도 꾸준한 우상향 추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신용평가사들은 기존에도 CJ 그룹의 계열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CJ CGV의 자체 역량 대비 한 노치(Notch)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영화관 산업이 침체를 겪던 시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치란 알파벳에 ‘+, 0, -’를 붙여 나타내는 신용등급 세부단위다. 가령 BBB+ 등급에서 A- 등급으로 높아지면 1노치 상향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CGV의 자체적인 재무지표가 A급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면서도 “영화관업에 대한 개선 전망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연결법인 편입 효과 등 재무지표 외 요소를 반영해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도 계열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CGV의 자체적 신용 역량보다 한 노치높은 A로 평가했다”며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이익 창출력과 건전한 재무구조, CJ CGV 실적 개선세 유지 전망 등 모멘텀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은 지난 3일 CJ CGV가 신청한 신주인수계약과 관련해 원안대로 감정보고서를 인가했다. 앞서 지난해 CJ CGV는 4500억원 규모의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00%를 CJ로부터 현물 출자받고 이를 대가로 CJ에 신주를 지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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