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해봐요"…텀블러에 아이스크림 담았더니 '신세계' [이슈+]

김영리 2024. 6. 2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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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아이스크림 텀블러 테이크아웃' 인기
장시간 녹지 않고 일회용기 아낄 수 있어
콘 아이스크림 주문해 그릇에 담아 부숴 먹기도
아이스크림 넣기 좋은 특정 텀블러도 인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mukgo_y 캡처


"딸이 아이스크림을 텀블러에 포장해봤더니 '신세계'래요. 녹지 않고 오래 간다고요."

최근 한 누리꾼이 인스타그램 숏폼 콘텐츠인 릴스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이스크림을 텀블러에 담아 포장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이렇게 하니 아이스크림이 안 녹아 좋았다"며 "사무실에 가서 에스프레소까지 내려 먹으니 '아포가토'(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얹어 먹는 이탈리아 후식)처럼 먹을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고 평했다.  

이 누리꾼이 아이스크림을 텀블러에 담아 먹는 것과 관련해 5일, 12일 게재한 영상은 각각 266만, 288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 방법이 왜 이제야 떠올랐을까", "차에서 먹기도 좋겠다", "일회용기 안 받을 수 있어 더 좋다", "손에도 묻지 않겠네", "초딩인 내 딸도 이 방법을 알더라" 등 대체로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더위가 찾아오자 아이스크림을 텀블러에 담아 먹는 방식이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할 때 커피 테이크아웃을 하듯 텀블러를 내미는 식이다. 일회용품도 덜 사용할 수 있다.

맥도날드나 롯데리아의 소프트콘 아이스크림을 매장에서 받고 곧장 텀블러에 붓기도 한다. 손에 끈적하게 묻지 않는 데다 과자 부분인 콘을 아이스크림과 함께 으깨어 먹으면 더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다.

/사진=인스타그램 @omuk_food, @frau.heo 캡처


인스타그램에서 '맥도날드 소프트콘', '텀블러 아이스크림', '소프트콘 포장 꿀팁'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텀블러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숟가락으로 먹는 사진과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누리꾼들의 후기에 따르면 소프트 아이스크림 포장이 가능한 빽다방, 컴포즈 커피, 폴바셋 등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텀블러에 포장할 수 있다.

27일 서울 시내 한 폴바셋 매장 직원은 "텀블러에 아이스크림을 담아달라는 수요가 꽤 있는 편"이라며 "텀블러의 무게로 영점 조절을 하면 돼서 어려운 건 없다"고 전했다. 전날 인근 빽다방 매장의 직원도 "텀블러에 아이스크림을 담아달라는 요청이 최근 들어 하루 3번 이상은 꼭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개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 40대 박모 씨도 '텀블러 아이스크림 열풍'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박 씨는 "보통 텀블러에는 음료를 담으니까 처음엔 이 요청이 생소하게 들렸다"면서도 "개인 매장 입장에선 드라이아이스나 보냉팩 등의 포장 부자재가 덜 들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텀블러를 가져오시면 정량보다 조금씩 더 드린다"고 귀띔했다. 

텀블러에 아이스크림도 담는다는 발상이 퍼지면서,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퍼먹을 정도로 입구가 넓고 뚜껑에 손잡이가 달린 모양의 텀블러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이러한 모양으로 입소문 난 제품은 '오덴세'의 '레고트 텀블러'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6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상에서 이 텀블러의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66.67% 늘었다. 

미국 등 해외에서도 올초 '텀꾸(텀블러 꾸미기)' 유행을 주도했던 스탠리 텀블러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먹는 것이 '여름 아이스크림 꿀팁'(summer icecream hack)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국의 음식 전문 매체 '푸드 네트워크'에서는 '이 아이스크림 가게는 스탠리 텀블러에 아이스크림을 채우고 싶어 한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이 유행을 조명했다.

매체는 "아이다호에 본사를 둔 아이스크림 체인 브랜드 '스텔라 아이스크림'은 다음 달부터 매장에 스탠리 텀블러를 가져오면 10달러의 비용으로 이 텀블러를 가득 채워주는 행사를 한다"면서 "물, 커피, 차 외에 아이스크림도 텀블러에 담는 것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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