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사고’…화재 후 암울한 화성 전곡산단 [현장, 그곳&]

김은진 기자 2024. 6. 2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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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악몽이 잊혀지지 않아 그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않고 있습니다."

27일 오전 9시께 화성시 서신면의 전곡산단.

이곳 산단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박모씨(38)는 "사고 이후 다들 조심하려고 노력한다"며 "그 일을 다시 떠올리지 않으려는 듯 모두가 조용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난 24일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이후 화성 전곡산단은 폐허를 연상케하며 스산한 기운을 풍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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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추모 현수막’ 애도 행렬
공장 주위 ‘폴리스라인’ 통제
“탄내·검은연기… 아직도 섬뜩”
산단·시민, 그날의 공포 ‘생생’
환경부, 위험물질 수거 나서
안산지역 중국동포들이 27일 오후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어린이공원에 마련된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희생자 추모분향 소에서 희생자 추모식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윤원규기자

 

“그날의 악몽이 잊혀지지 않아 그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않고 있습니다.”

27일 오전 9시께 화성시 서신면의 전곡산단. 지난 24일 산단 안 리튬 배터리 제조 공장인 아리셀에서 화재가 난 지 4일째, 침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산단을 향하는 길목 곳곳과 아리셀 공장 바로 앞엔 화재로 숨진 노동자들에 대한 추모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공장 주위엔 출입 금지를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늘어져 있었으며 경찰, 소방, 고용노동부 직원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공장을 오가고 있었다. 공장 앞에 주차된 차량엔 거무튀튀한 재가 잔뜩 뒤덮여 있었으며 사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들은 주인을 잃은 채 화재 열기에 녹아 찌그러진 채 방치된 상태였다.

산단 내 다른 공장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일을 하기 위해 출근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굳은 표정이었다. 9시가 지나자 오고가는 사람이 없어 쥐죽은 듯 고요했으며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만 허공에 멤돌았다. 아리셀 앞 공장 직원들은 건물 안에서 흉측하게 녹아버린 아리셀 공장을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다. 이곳 산단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박모씨(38)는 “사고 이후 다들 조심하려고 노력한다”며 “그 일을 다시 떠올리지 않으려는 듯 모두가 조용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난 24일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이후 화성 전곡산단은 폐허를 연상케하며 스산한 기운을 풍기는 모습이었다. 역대 최악의 사고로 불리는 만큼, 산단과 화성시민의 충격은 더해지고 있다.

산단과 멀찍이 떨어져 있는 주민들도 아직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산단과 3㎞ 떨어진 곳에서 사는 민주성씨(가명·57)는 “불이 났을 때 타는 냄새가 여기까지 왔다. 새까만 연기가 치솟을 때 섬뜩했다”며 “이 동네는 산단이 많은데, 혹시 또 사고가 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칠까봐 불안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되는 불안 속, 환경부는 이날 폐전해액과 잔류 전해액 등 위험물질 수거 작업에 나섰다. 환경부는 공장서 약 1천200ℓ 에 달하는 염화티오닐 전해약을 발견했다. 3동 1층 제조시설 내 폐전해액 20ℓ 용기 40개와 반응기 8개 내 50ℓ 씩 400ℓ 로 확인됐다. 폐전해액 이송 작업 후 공장 제조시설 바닥 흡착포 교체 작업, 반응기 처리 예비 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주변 경계 지역의 누출도 지속적으로 측정할 계획이다. 특별취재반


특별취재반

취재=박수철∙김은진∙김도균∙한준호∙박소민∙오종민기자

사진=김시범∙윤원규기자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김도균 기자 dok5@kyeonggi.com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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