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썹’ 업체면 뭐하나?…인증·사후관리 빈틈 투성이
[KBS 대전] [앵커]
그동안 KBS는 학교 급식용으로 쓰이는 고기를 비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육가공업체의 실태와 부정 입찰을 목적으로 한 유령업체 실상 등을 전해드렸는데요,
놀랍게도 이들 업체는 모두 선진적인 식품 관리 제도로 통하는 식약처의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해썹 인증도, 사후 관리도 허술한 점이 많다보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업체의 눈속임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조정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식품 제조와 유통·판매 등 모든 과정에서 오염이 방지됐음을 뜻하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 '해썹(HACCP).'
축산물을 취급하는 업체는 반드시 해썹 인증을 받아야만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인증 절차는 서류 검토부터 현장 실사까지 상당히 까다로운 편.
하지만 해썹은 위생 상태와 필요 기기 설치 여부를 중심으로 평가하다 보니 유령업체들의 눈속임은 손쉽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납품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2개, 3개 유령업체들은 시설 투자비를 아끼기 위해서 기존에 있던 곳에서 기계 같은 것들을 옮겨 다니는 거죠. 해썹 인증이 끝나면 다시 원 작업장으로 옮겨가는…."]
이 같은 위법 업체 대부분은 '사후 관리'의 빈틈을 노려 3년마다 해썹 재인증까지 받고 있습니다.
현장 점검은 1년에 한 두 번 정도만 진행되는 데다, 불시 점검이더라도 금방 소문이 돌다보니 유령업체라도 충분히 위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납품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바닥(업계)이 좁다 보니까 (소문으로) '해썹 인증원에서 지금 단속 돈다.' 그러면 부랴부랴 유령 업체들은 가서 작업하기 바쁘죠. 기계 옮겨놓기 바쁘고. 한 달, 한 달 반 정도."]
또, 운영 실적이 좋은 업체의 경우 업주가 작성한 자체평가 서류만으로 재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악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관계자/음성변조 : "굳이 비교를 하자면 규정을 다 준수하라는 기준으로 운전면허증을 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폭운전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불법 운전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처럼 업체의 이탈(위법)이 좀 있기는 한 것 같아요."]
해썹 제도를 관리·운영 중인 식약처는 KBS 취재와 관련해 교육부와 협업해 급식 식재료 납품 업체들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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