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출전권 확보" 치열한 생존경쟁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6. 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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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순위 끌어올릴 마지막 기회
김백준·이동환·전준형 등 66명
20위 내 진입해야 출전 가능해
리랭킹·대기 선수 여성진 돌풍
7언더파 몰아쳐 공동 2위 출발
KPGA 투어 2024시즌 리랭킹 1위에 올라 있는 김백준. KPGA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에서 우승만큼이나 치열한 '리랭킹'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2024시즌 상반기 리랭킹 순위가 확정되는 만큼 하반기 대회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리랭킹 대상 선수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리랭킹은 특정 기간의 성적에 따라 시드 순위를 조정해 남은 시즌 출전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27일 인천 클럽72 하늘코스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현재 리랭킹 1위에 자리한 김백준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는 리랭킹 대상 선수 66명이 출전했다. KPGA 투어에 리랭킹 제도가 생긴 건 2007년이다. KPGA 투어 카테고리 22~25번에 속하는 선수들은 매년 리랭킹 순위가 결정되는 상반기 대회까지의 성적에 따라 하반기 카테고리 순번이 달라지게 된다.

KPGA 투어 2024시즌 리랭킹 17위에 자리한 이동환. KPGA

카테고리 순번은 출전할 수 있는 대회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중요하다. 순번이 높을수록 많은 대회에 나갈 수 있어 매년 리랭킹 대상 선수들은 상반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하반기 공동 주관 대회를 제외한 일반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지노선은 리랭킹 20위 이내다. 9월 이후에는 일몰이 빨라져 전체 출전 대회 인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20위 아래 선수들은 매 대회 가슴을 졸이며 출전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이날 상위권에는 여성진(뉴질랜드)과 김백준, 이동환, 전준형 등 리랭킹 대상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앞선 11개 대회에서 리랭킹 포인트를 가장 많이 쌓은 선수는 김백준이다. 리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백준은 6타를 줄이며 이번 대회도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는 "리랭킹 1위로 상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열심히 쳐보겠다. 하반기에는 신인상과 첫 우승을 노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리랭킹 17위에 자리한 이동환도 이날 6언더파 65타를 적어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동환은 "첫날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최대한 많은 대회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 남은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여 순위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출전권이 없어 대기 선수로 있다가 이원준의 기권으로 가까스로 출전 기회를 잡은 여성진도 7언더파를 몰아치며 리랭킹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리랭킹 순위 19위인 여성진은 "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제 오후에 들어 준비를 제대로 못 했는데 첫날 경기가 아주 잘 풀렸다. 톱5 이상의 성적을 내 남은 시즌을 편하게 치르고 싶다"며 "갑작스럽게 대회에 출전하게 돼 아버지, 어머니가 번갈아 캐디를 하기로 했다. 부모님과 함께 힘을 합쳐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KPGA 투어가 리랭킹 제도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다. 대부분 선수들은 "내가 잘 치면 많은 대회에 나갈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가 리랭킹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며 리랭킹 제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리랭킹 제도는 KPGA 투어에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시안 투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등 전 세계 대부분 투어에서도 리랭킹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PGA 투어는 올 시즌 두 번 선수들의 시드 순위를 재조정한다. 지난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1차 리랭킹이 진행됐고 오는 8월 2차 리랭킹이 실시될 예정이다.

단독 선두에는 8언더파 63타를 친 서요섭이 자리했다. 공동 2위에는 7언더파 64타를 적어낸 최승빈과 문경준, 장유빈, 배용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한 번밖에 컷 통과에 성공하지 못할 만큼 부진했던 서요섭은 이날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했다. 최근 좋지 않은 흐름을 끊은 서요섭은 2022년 9월 LX 챔피언십 이후 1년9개월 만에 KPGA 투어 통산 6승에 도전한다.

[인천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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