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펌프장, ‘극한 호우’ 대비에 ‘역부족’
[KBS 부산] [앵커]
도심 침수를 막는 대표적인 시설, 바로 '배수펌프장'입니다.
하지만 부산지역 배수펌프장 대부분 '극한 호우'에 대비하기엔 역부족입니다.
극한 호우 대비 상황을 살펴보는 KBS 연속보도, 오늘은 배수펌프장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강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0년, 세 시간 만에 200mm가 넘는 비가 내린 부산.
도심 도로가 물바다로 변하고, 차량은 침수됐습니다.
동천 일대에는 고인 빗물을 모아 하천으로 내보내는 배수펌프장 두 곳이 있지만 침수 피해를 막진 못했습니다.
펌프장 설계 용량이 시간당 75mm에서 90mm에 불과해 빗물을 처리하지 못한 겁니다.
물난리 이후 동구는 배수펌프장 용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김인엽/부산 동구청 건설과 토목계장 : "시간당 114mm를 기준으로 해서 설계 중이고, 현재 설계 경제성 검토를 부산시와 협의 중에 있고, 내년 상반기 공사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습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부산에 설치된 배수펌프장은 모두 73곳.
하지만 시간당 100mm 이상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설계 빈도 50년' 이상의 펌프장은 20%에 불과합니다.
설계 용량을 높일 예정인 배수펌프장도 4곳뿐입니다.
집중호우가 잇따르자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배수펌프장을 50년 빈도 이상으로 설계하라고 고시했습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습니다.
예산과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자치단체들은 난색을 드러냅니다.
[자치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 예산 확보라든지 이런 것이 (어려워서)…."]
전문가들은 '극한 호우'에 대비한 설계 빈도 상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윤희/동의대학교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 : "비구조적인 대책으로 주민 대피를 신속하게 할 수 있게 하거나 상황 전파, 위급 상황을 빠르게 전파해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이런 방향도 고려돼야 하고요."]
설계 빈도를 높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피해를 막기 위한 재난 대비를 함께 해야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소연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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