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적 1위 싱가폴, AI로 생산성 극대화
- 2040년까지 4단계 걸쳐 개발
- 1단계 21개 선석 중 8개 가동
- 친환경 완전 자동화 컨 터미널
- 드론 이용 물류 관제·감시도
지난 21일 싱가포르 시내에서 주롱섬을 넘어 서쪽 매립지에 새로 건설되는 투아스(Tuas)항을 찾았다. 2022년 9월부터 1단계 일부 선석이 개장돼 운영 중이다.
투아스항 전망대에서 본 터미널에는 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돼 하역 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투아스항은 친환경 완전 자동화 터미널로, 사람 없이 크레인과 무인이송장비(AGV)가 쉴 새 없이 컨을 이동시키고 있었다. 무인이송장비는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기로 이동, 20분 만에 완충한 뒤 작업을 재개했다. 안벽에 설치돼 선박에 상·하역 작업을 담당하는 컨테이너크레인(CC) 다리 아래로 작업 차량을 타고 지나며 선박을 보니 컨이 가득 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멀리 해상 묘박지(선박이 계류 혹은 정박하는 장소)에도 화물을 가득 실은 크고 작은 선박들이 빼곡히 늘어서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 항만 운영사인 PSA는 최근 물동량이 급증하고 체선이 늘면서 투아스항으로의 이전을 위해 이미 폐쇄했던 케펠 터미널을 재가동해 컨 처리량을 높이고 있다.
싱가포르 항만은 현재 크게 5개 터미널로 구분된다. 탄종파가르 케펠 브라니 파시르판장 투아스항이다. 싱가포르정부는 1997년부터 탄종파가르 케펠 브라니 파시르판장 등 4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순차적으로 개장했다. 탄종파가르 케펠 브라니 등 3개 터미널은 시내 중심가와 인접해 보통 ‘도심 터미널’로 통칭한다. 파시르판장 터미널은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으며 대형 컨 처리 작업을 주로 맡고 있다. 싱가포르 항만은 365일 태풍과 파랑 등 기상 악화에 따른 작업 중단이 없는 입지 조건과 단일 운영사 체제를 통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강점이다. 싱가포르 항만은 지난해 전년 대비 4.6% 증가한 3901만 TEU를 처리하는 등 글로벌 환적항만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정부는 2012년 기존 터미널을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연간 6500만 TEU를 처리할 수 있는 ‘투아스항’을 총 4단계에 걸쳐 2040년 이후까지 완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PSA는 기존 컨 터미널 중 가장 오래된 탄종파가르와 케펠을 최근 폐쇄했다. 정부는 이들 4개 터미널을 2027년까지 모두 폐장하고 모두 투아스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투아스항은 터미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개 손가락을 가로로 펼친 모양을 하고 있다. 접안 부분을 최대화하고 자동화 장비의 운용 및 장치 능력을 극대화하며 터미널 중심부에 길게 외부 트럭 진입로를 설치하도록 설계했다. 1단계는 육지에서 봤을 때 두 번째 손가락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2015년 착공해 현재 총 21개 선석 중 8개 선석을 완공, 운영 중이다. 2단계는 세 번째 손가락에 해당하며 현재 227개 케이슨(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제작을 완료하고 수중 시공구조물 공법을 적용해 설치할 예정이다. 최종 완공되면 수심 23m, 선석 연장 길이가 26㎞에 달하며 전 세계 최대 컨테이너 처리량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각종 최신 기술을 도입해, 투아스항의 운영 효율성을 최적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양한 자동화, 인공지능,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항만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차세대 선박 교통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혼잡지점을 예측하고 이를 선박 경로 계획에 적용해 혼잡도를 줄인다.
또 드론을 이용해 선박과 터미널 간 물류 이송 및 관제·점검·감시가 가능하며 자동화 장비와 운송 수단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의 통제 운영 시스템으로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항만공사 구자림 글로벌사업단장은 “싱가포르항은 세계 물류 요충지에 위치한 지리적 강점과 함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으로 세계 최대 환적항만 1위를 고수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정부는 항만 생산성 향상과 도심지의 효율적인 활용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기존 터미널을 비워 재개발하고 투아스항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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