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포터 "세상을 정밀·명료하게 포착하면 아름다운 글 돼"

김용래 2024. 6. 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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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의 정수(精髓)를 정밀하고 명료하게 포착할 수 있다면 그것이 결국 아름다운 문장이 됩니다. 이 세상이 아름답기에, 그 세상을 정밀하게 또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바로 아름다운 글이 되는 거지요."

미국 소설가 앤드루 포터는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에서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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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차기작은 아버지가 실종된 40대 중년 남자 이야기
미국 소설가 앤드루 포터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미국의 소설가 앤드루 포터가 27일 코엑스 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무언가의 정수(精髓)를 정밀하고 명료하게 포착할 수 있다면 그것이 결국 아름다운 문장이 됩니다. 이 세상이 아름답기에, 그 세상을 정밀하게 또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바로 아름다운 글이 되는 거지요."

미국 소설가 앤드루 포터는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에서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소설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과 '사라진 것들'로 한국에도 적지 않은 팬들을 보유한 그는 또 좋은 문장은 또한 "박자와 리듬감, 소리가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글을 소리 내 읽었을 때 그 소리가 자기 귀에 아름답게 들린다면 아름다운 글"이라고도 했다.

창작 활동을 하며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트리니티대에서 문예창작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포터는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 읽는 일을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자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포터는 2008년 데뷔작인 단편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으로 미국 최고 권위의 단편 문학상인 플래너리 오코너 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2011년 번역돼 나온 이 소설집은 그러나 국내에서 큰 반향은 없다가 2013년 소설가 김영하가 팟캐스트에서 언급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 재출간 이후 가수 겸 배우 아이유와 배우 박정민 등이 이 책을 추천하면서 역주행을 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1월 출간된 두 번째 단편집 '사라진 것들' 역시 단편소설의 힘과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진지한 문학 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집에서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한 지점을 예리하게 베어내 정갈하고도 우아한 문장으로 다듬어 보여준다. 그렇게 엮어낸 문장들은 마치 연필로 오랜 시간 천천히 눌러 쓴 것처럼 촘촘하고도 단단하다.

'사라진 것들'은 조금씩 더디게 소설을 발표하고 있는 과작(寡作) 작가인 포터가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후 1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소설집이다. 단편 중간중간 길이가 매우 짧은 단편인 엽편(혹은 초단편) 6편을 삽입해 총 15편의 소설이 담긴 이 단편집은 시간이라는 까다로운 재료로 일급 셰프가 만들어낸 소박하고도 내실 있는 정찬 같은 느낌을 준다.

책 표지 이미지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단편들로 한국 독자들에게 인기를 끈 포터는 차기작으로는 장편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주인공은 40대 남자인데 열두 살 때 아버지가 행방불명됩니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지인들을 만나러 떠나죠. 시점은 실종되기 전 아버지와 마지막을 보낸 1980년대와 현재를 오갑니다. 모든 이야기는 (제가 사는 텍사스가 아니라) 캘리포니아가 배경인데, 현재 계속 쓰는 중이에요."

차기작인 이 장편 역시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과 '사라진 것들'을 펴낸 문학동네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작가는 자신에게 변하지 않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친절함과 따뜻함을 꼽았다.

"제 일상에서 변하지 않는 중요한 신념이나 가치관, 그리고 제 아이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건 친절하고 따듯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 선생이자 학생들의 멘토로서도 늘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작가가 자신의 말대로 이날 북토크 내내 친절하고 사려 깊은 태도로 사회자인 작가 겸 뮤지션 요조와 독자들의 질문을 주의 깊게 경청하고 신중히 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방한인데, 두 차례 모두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친절하고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서울을 떠나기 싫을 정도예요"(웃음)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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