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6주년 기획] 캄보디아 국민 메신저 자리 노리는 유니온모바일 '앙코르 챗'

이원희 2024. 6. 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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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모바일 자회사 디지털 앙코르(DA)가 개발 중인 모바일 메신저 '앙코르 챗'. 유니온모바일은 '앙코르 챗'을 캄보디아 국민 메신저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네이버가 개발하고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인 라인 메신저가 일본에 넘어갈 위기에 놓이면서 메신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서 메신저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인 국내 기업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회사 디지털 앙코르(DA)를 통해 '앙코르 챗'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IT기업 유니온모바일이 캄보디아 국민 메신저 자리를 꿰차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것. 유니온모바일은 현재 소프트 론칭 상태인 '앙코르 챗'의 메신저 서비스에 게임, OTT, 배달, 결제 기능까지 추가해 다재다능 모바일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데일리게임은 지난 5월 캄보디아 프놈펜을 직접 방문해 유니온모바일 오주원 지사장을 만나 '앙코르 챗'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오주원 지사장은 "캄보디아의 경우 개발력이 뛰어나지 않다 보니 메신저는 대부분 외산 앱을 쓰고 있다. 텔레그램이나 왓츠앱을 많이 쓰고 있는데 텔레그램의 경우 유료화로 인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외산 메신저의 경우 크메르어 지원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 '앙코르 챗'은 완벽한 언어 지원을 바탕으로 캄보디아 이용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한다"고 '앙코르 챗' 개발 배경에 대해 밝혔다.

'앙코르 챗'에 도입된 이모티콘. 유니온모바일은 추후 캐릭터 사업까지 전개할 예정이다.
오 지사장은 "서비스 지속성적인 측면에서도 '앙코르 챗'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IT기업들이 보안 우려 등을 이유로 캄보디아 IP를 통한 자사 서비스 접근을 차단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외산 메신저를 이용하다 이같은 상황에 놓이면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캄보디아 정부가 관여하는 '앙코르 챗'은 그런 우려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에서 '앙코르'라는 이름은 상징성이 크다. 크메르어로 '왕조'를 뜻하는 '앙코르'는 누구나 죽기 전에 한 번은 방문해야 할 관광지로 꼽히는 '앙코르 와트'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는데, 상징성이 큰 이름인 만큼 캄보디아서 상업적인 용도의 상표로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고. 이에 대해 오주원 지사장은 "캄보디아 정부와 긴밀히 협업하며 '앙코르 챗'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에 '앙코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었다. '앙코르'라는 이름 자체가 캄보디아에서는 신뢰를 주는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앙코르 챗'은 캄보디아인들에게 이름만 친숙한 것이 아니다. 캄보디아인들에게 친숙한 동물들을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 추후 '카카오프렌즈'와 같은 캐릭터 사업으로 이어가겠다는 것이 유니온모바일의 계획이다.

다만 언어와 캐릭터가 친숙하다는 이유 하나로 '앙코르 챗'이 기존의 글로벌 메신저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기능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많은 이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메신저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니온모바일은 메신저 앱으로서의 기본기에 완벽한 언어 지원과 다양한 서비스를 더해 승부를 본다는 입장이다. 오주원 지사장은 "캄보디아의 경우 영어를 잘 모르는 이용자들이 많다. 게임에 나오는 단순한 영어 메뉴도 이해하지 못해 그저 위치를 외워 플레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앙코르 챗'은 크메르어를 완벽하게 지원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으며, 메신저로서의 기본기도 탄탄하다. 텍스트 메시지뿐만 아니라 보이스 메시지, 보이스톡 기능도 기본 지원한다. 통화 품질이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거기에 다양한 서비스를 더해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니온모바일 캄보디아 지사 오주원 지사장. 2000년부터 캄보디아에 정착한 현지통이다. 유니온모바일의 '앙코르 챗'을 비롯한 현지 사업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주원 지사장이 말하는 '다양한 서비스'란 그야말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수준이다. 게임과 OTT, 음식 배달 서비스에 뱅킹과 페이 서비스까지 '앙코르 챗'에 접목시킬 예정이라고. 이용자 기반이 많지 않은,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로는 아우르는 범위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광범위한 것도 사실이다.

유니온모바일은 적절한 파트너십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앙크로 챗' 안에서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오주원 지사장은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은 직접 하겠지만 좋은 파트너가 있다면 제휴를 마다할 생각은 없다. 이미 게임이나 배달 서비스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과 제휴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지 스타트업과의 제휴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장은 "특히 게임의 경우 한국의 좋은 게임들을 '앙코르 챗'을 통해 캄보디아 현지에 소개하고 싶다. 캄보디아의 경우 소득 수준에 비해 문화 콘텐츠에 대한 지출이 높은 편으로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다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의 좋은 개발사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여러 잠재력이 있는 유니온모바일의 '앙코르 챗'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소프트 론칭한지 1년 가량 지났지만 여전히 정식 출시가 아닌 소프트 론칭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오주원 지사장은 "지금은 서비스 내실을 다지는 시기다. 메신저 앱 안정화와 다양한 기능 개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며 "마케팅 계획도 세우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 미인대회에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시스템을 접목해 국민 투표를 진행하고 일정 비율을 반영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미인대회 측과 MOU도 맺었다. 투표는 우리 '앙코르 챗'을 진행한다.미인대회에 대한 관심이 큰 현지 사정을 감안하면 '앙코르 챗' 이용자 확산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 왓츠앱이라는 글로벌 강자들을 제치고 캄보디아 국민 메신저라는 지위를 얻겠다는 목표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해보이기까지 하는 어려운 미션에 도전 중인 유니온모바일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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