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시화나래초⋯‘꼬꼬무’ 질문하며 함께 성장... 창의력 쑥쑥 [꿈꾸는 경기교육]

황호영 기자 2024. 6. 2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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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첫 번째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 선정
자발적 질문 일상화… 경청·존중·공감 문화 조성
연구활동·공개수업 등 교사 역량 강화에도 전념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시흥 ‘시화나래초등학교’

시흥 시화나래초 제공

‘자유로운 소통, 풍요로운 배움, 생동감 있는 교육 공동체’를 비전으로 지난해 3월 문을 연 시화나래초등학교는 초·중학교 통합 학교로서 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개교 2년 차를 맞이한 시화나래초는 존중과 배려, 미래와 나눔, 즐거운 배움, 생동감 있는 성장을 교육 목표로 하고 있으며 ‘S·H·I·H·W·A’ 프로젝트로 학생의 창의성과 인성을 기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존중하고 배려하는 예의 바른 어린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어린이 △풍요로운 배움으로 삶을 가꾸는 어린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문화적 소양을 갖춘 어린이라는 목표를 내포하고 있다. 올해 시화나래초는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로 선정돼 학생 질문 역량 배가를 통한 창의 인재 육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시흥 시화나래초 제공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함께 ‘성장’하는 학생들

경기도교육청의 첫 번째 질문하는 선도학교로 선정,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시화나래초의 전략은 ‘꼬꼬무 함·성’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로 △질문으로 생각을 나누고 탐구하는 수업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질문으로 생각을 나누고 탐구하는 수업을 개발, 적용해 학생들의 협력적 소통 역량 신장 방안을 도출하고 △질문으로 생각을 나누고 탐구하는 수업이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효과적으로 일반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핵심이다.

시화나래초는 ‘질문하는 문화 조성’과 ‘질문하는 방법 배우기’ 두 가지를 질문하는 학교 운영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학생의 자발적 질문과 토론이 일상화되는 학교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분위기에서 질문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경청과 존중, 공감의 학급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학년별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또 질문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별자리 질문 여행 캠프’를 실시하는 등 공감하는 공동체에서 질문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질문하는 학교 조성에 앞장서 교사의 역량 강화에도 전념하고 있다. 시화나래초는 질문하는 학교가 올해 첫 시도인 만큼 교사 학습공동체 조직 구성 및 운영으로 함께 연구하는 학습문화를 강화하는 데 나서고 있다.

특히 학년 간 연계를 위해 학년군별 교사 공동체 연구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에 운영하던 ‘개념 기반 교육과정 연구 학습동아리’ 활성화로 연구문화 조성 및 연구 동기를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질문하는 수업 운영을 위한 교사 역량 강화 연수와 컨설팅, 공개 수업 및 플랫폼을 활용한 교사 수업 연구 나눔 활성화, 지역 내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 간 네트워크 구축으로 질문 수업 모델 공유에도 나서고 있다.

질문 능력을 배양하는 데에는 가정과의 연계도 중요한 만큼 학부모 이해도 제고를 위한 활동에도 나선다.

시화나래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정과의 연계 지도를 위한 연수를 실시했으며, 학습 동아리도 운영할 예정이다. 또 학교 알리미를 활용해 질문하는 학교 교육과정 관련 다양한 홍보물을 게시해 가정과 학습 과정의 연계도 돕는다.

시흥 시화나래초 제공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략’을 위한 학년별 프로그램 개발과 적용에도 나선다.

시화나래초는 1~2학년의 경우 그림책을 활용한 질문과 놀이를 활용한 질문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또 3~4학년의 경우 사실 질문, 해석 질문, 적용 질문 등 종류별 질문을 토대로 한 수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5~6학년은 질문과 토론을 기반으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크라틱 세미나’ 활용 수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학년별 교육과정과 더불어 시화나래초는 학생들이 다양하고 많은 질문에서 핵심적이고 정교한 질문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질문 마인드맵 △키워드를 활용한 읽기로 맥락적 질문 만들기 △교사-학생 간 보편적 핵심 질문과 성찰 질문으로 메타 인지 기르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시화나래초는 디지털 질문 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해 나가고 있다.

시화나래초는 인쇄물과 디지털 매체를 동시에 활용, 이를 읽는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교과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에게는 비판적 읽기를 결합한 수업이 진행되며 향후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을 위한 질문 능력을 학생들이 기를 수 있도록 교과와 접목된 생성형 AI 활용 질문 수업도 전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화나래초는 창의적 체험 활동과 교과 수업을 융합한 디지털 소양 함양 프로그램을 실시, 디지털 기반 개인 질문 및 협력 질문 역량을 학생들에게 길러줄 계획이다.

시흥 시화나래초 제공

■ 열정적인 선생님들 사이에서 질문에 자신감이 붙는 아이들

시화나래초는 경력은 짧지만 열정 가득한 교사들로 구성, 질문하는 학교 교수법 발굴을 위한 연구가 적극 진행됐다는 장점을 안고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시작했다.

이에 학생들도 처음에는 정답을 찾기 위한 질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어색해했지만 교사들의 노력으로 이내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질문하는 것에 소극적이고 두려움을 느꼈던 학생들은 질문이 자유로운 교실문화 안에서 질문이 즐겁고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 또 호기심과 알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된 질문들은 단순히 궁금한 점을 묻는 것을 넘어 스스로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어떻게 탐구해야 하는지를 성찰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현재 시화나래초 학생들은 △놀이를 통해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고 △탐구 수업을 통해 각종 질문을 만들어 가며 △토론수업을 통해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친구들과 함께 나눈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배움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학기 초까지만 해도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서도 “질문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라고 묻던 시화나래초 학생들은 이제 궁금함과 질문을 드러내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지고 있다. 또 다양한 질문을 유형별로 만들고 이를 통해 답을 찾아가기 위한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고 비판… 문제해결 능력 UP”

권수경 시흥 시화나래초 수석교사

“지식과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비판적인 판단과 문제 해결을 위한 질문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권수경 시화나래초등학교 수석교사가 전한 경기도교육청 ‘질문하는 학교’ 과정 도입 취지다.

지난해 시흥시 거북섬 일원에 문을 연 시화나래초는 모든 학년의 학생들이 서로를 처음 만나 아직은 어색하고 소극적인 분위기가 있다. 때문에 상당수 학생들이 질문하는 자체를 부끄럽고 어려워하고 있다는 게 권 교사의 진단이다. 여기에 시화나래초 주변은 신규 택지 개발로 아직까지 교육 기반 시설이 많이 형성되지 못한 탓에 학교가 교육의 최일선에 서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시화나래초는 디지털·인공지능(AI) 교육이 일상이 되고 학생의 성찰 능력 배양을 우선시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전면화에 앞서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깊이 있는 학문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질문하는 역량을 가르치기로 했다.

권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념을 정말 중시하는데, 이 개념이라는 것은 아이들이 여러 사실을 조사, 탐구하며 일반적인 지식을 귀납적으로 찾아가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표현하면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배우는지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질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자기 주도 학습과 연결된다”며 “자신이 학습한 것을 질문으로 만들어 던져보는 과정 속에서 아는 것을 확실하게 다지고, 탐구를 위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성찰하고 어떤 공부가 더 필요한지를 알아가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권 교사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침으로써 새로운 사회 변화를 준비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화나래초는 교육과정에서 저학년과 고학년에게 각기 다른 교육과정을 적용하고 있다. 1~2학년 등 저학년 학생의 경우 질문이 교육 내지 공부로 다가올 경우 거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 교사는 “우선 모든 아이에게 질문을 가르치면서 ‘질문하는 학교’ 교육과정이라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질문이 어떤 공부나 연구로 다가올 경우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학년은 그림책과 놀이로 즐겁고 자유롭게 질문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으며 3~4학년부터는 개념적 정답을 구하는 ‘닫힌 질문’과 토의로 이어지는 ‘열린 질문’, ‘사실적 질문’과 ‘논쟁적 질문’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학년인 5~6학년부터는 질문을 만들어 토의를 진행하거나 패들렛(다수가 메모지를 붙여 질문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한 릴레이 문답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또 시화나래초는 2학기부터 고학년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에 생성형 AI를 접목,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권 교사는 “저학년 학생일수록 디지털 기기와 AI를 다루는 것보다 사고 기능을 확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에 저학년에게는 자신 있게 질문하는 분위기를, 고학년에게는 책을 비판적으로 읽고 질문을 만들고 공유하며 내용을 스스로 꼼꼼히 알아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보드판, ‘질문 더하기’ 온라인 플랫폼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질문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또래 간, 사제 간 질문 캠프, 질문 릴레이 콘서트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화나래초는 올해가 질문하는 학교 운영을 시작한 첫해인 만큼 교사 연수를 비롯해 학부모 연수도 병행하고 있다. 좋은 교수법을 발굴 및 공유하고 공개하며 더 나은 교육 방법을 찾아나가기 위함이다.

권 교사는 “이달 초 학부모 연수를 진행해 아이들에게 질문이 왜 중요한지를 알리고 가정에서 진행하기 좋은 그림책 읽기, 대화하기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며 “질문 교육은 학교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연계돼야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향후 학부모 동아리 활동 같은 방법을 추진하는 한편, 교사 간에도 교육 방법 고안과 공유를 이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흥미있는 주제로 궁금증 던지니 즐거움 두 배”

(왼쪽부터) 시흥 시화나래초 장현주, 박나은, 김나연, 최성은 학생

“친구들과 여러 사진이나 책을 보고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재미도 있었고, 어떻게 해야 질문을 잘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돼 유익했어요.”

시화나래초 6학년 최성은양은 가장 인상 깊은 활동으로 사진을 통한 질문 만들기를 꼽았다.

추상적인 의미의 그림부터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담긴 역사 사진들을 차례로 보고, 그림 및 사진이 담고 있는 배경이나 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궁금한 점을 질의하고, 이후 그림과 사진의 의미를 배운 후 이를 토대로 다시 질문을 만들어 보는 수업이었다.

최양은 “처음에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어색했지만 참여하다 보니 다음 질문을 생각하게 돼 재밌었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장현주양도 “친구들과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같은 책을 읽고 환경 관련 질문들을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시간이 정말 좋았다”며 “공부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질문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웃어 보였다.

2학년생들은 사진 자료에서 즉각 생각나는 점을 자유롭게 질문하거나 흥미 있는 주제로 궁금증을 던지며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나연양은 사진을 보고 생각나는 점을 자유롭게 질문하는 수업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지목했다.

김양은 “선생님께서 사진을 칠판에 붙이면 원하는 사진을 가져가 관찰하고 문장으로 질문하는 것이 가장 재밌었다”며 “사진을 보고 생각나는 것과 궁금한 것을 마음대로 물을 수 있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학년 박나은양은 “‘북극곰에게 냉장고를 보내야겠어’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북극곰이 어떻게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는지를 친구들과 생각하고 묻고 답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그러면서 질문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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