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지역소멸은 돌봄, 학폭은 예술로, 교권 보호는 넓혀"

경남CBS 이형탁 기자 2024. 6. 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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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취임 10주년 기자간담회
창원 아닌 의령 선택…지역소멸 화두
기자들과 일문일답도
디지털교과서, 소방안전관리자, 국제학교문제 등 거론
박종훈 경남교육감. 경남교육청 제공


경남교육 수장으로서 최초 3선을 연임한 박종훈 도교육감이 취임 10주년을 맞은 기자간담회에서 직면한 교육 현안에 대안을 제시했다. 저출생 및 지역 소멸 문제를 사회적 돌봄으로, 학교폭력과 학생 자살 문제를 문화예술교육으로, 교권보호 문제를 교원뿐 아니라 강사 등 보호 대상 확대하며 치유 지원센터도 건립하겠다고 선언했다.

무상급식 등을 공약으로 진보진영에서 2014년부터 내리 당선돼 경남교육 수장으로 최초 3선을 연임하고 있는 박종훈 경남교육감. 27일 경남 의령교육지원청에서 취임 10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는 10년간의 성과 홍보보다는 직면한 교육 현안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제시했다.

박 교육감은 우선 현재 교육 여건이 저출생과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술 혁신과 사회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 빈부 격차가 더 커지는 사회, 성적으로 자신을 입증해야 하는 입시 제도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날 도교육청이 있는 창원이 아닌 이곳에서 간담회를 개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령군은 도내에서 가장 학생 수가 적은 곳이자 인구 2만 5천 명의 지역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돼있어 지역소멸에 상징적인 장소다.

경남교육청 유튜브 캡처


박 교육감은 이날 이 같은 지역 소멸을 비롯해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 등 여러 교육 현안에 대한 3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학부모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설립운영하는 거점통합돌봄센터인 '늘봄'에 이어 새로운 모델을 도입한다. 이 모델은 도교육청과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함께 하는 것으로 내년 3월 도내 2~3곳에 시범 운영될 계획이다.

또한 박 교육감은 학교 폭력이나 학생 자살 등을 사후 대처보다는 사전 예방에 더욱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예술교육을 현재 20억 원에서 내년부터 100억 원으로 늘려 교원의 수업 부담을 경감시키고 학생에게는 예술교육으로 폭력성을 낮추겠다"는 취지라 설명했다.

이어 서이초 사건을 비롯해 최근까지 여러 무고성 아동학대로 교권침해를 받자 도교육청이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을 올 3월부터 신설했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 보호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 교육감은 "보호 대상을 교원뿐 아니라 학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있는 교육행정 직원과 교육공무원, 강사 등으로 확대하고 치유지원센터 2곳 정도를 내년에 폐교 등을 활용해 건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령과 같은 시골에 가능한 폐교를 늦춰야 하고 또는 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저희들의 원칙은 1면에 1개 초등학교는 끝까지 지켜내려 한다. 그럼에도 학생수가 10명이 안 되는 게 현실이기도 해서 의령에서 공유학교를 새롭게 시도해봤다. 거점학교를 두고 작은학교들이 캠퍼스로 모여서 오전에는 자기 학교에서 공부하고 급식과 오후는 거점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작은학교의 장점 살리고 문제점을 보완하며 시행하고 있다.

경남도청·경남교육청 제공


-새로운 모델 첫째 방안에 대한 보충 설명을?

=도내 시군 3개 정도 예상하고 있다. 선정이 되면 그 시군하고 교육청과 학교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공간, 지자체가 시민단체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함께 모으고 교육청과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운영할 수 있는 인력풀을 함께 모아서 부모가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맡기는 시간부터 부모가 일터에서 돌아오는 시간까지 교육과 돌봄을 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하겠다는 거다.

-올 2학기때부터 늘봄학교 확대 시행 앞두고 있는데 교육부가 늘봄 지원실장으로 임기제 교육연구사를 배치한다고 했는데?

=당장 우리 경남의 경우에 예를 쉽게 하기 위해서 경남 초등학교 500개인데 교육부 계획 의하면 300명 정도 임기제 교육연구사가 배치되는 수준이다. 교원단체에서도 얘기하고 있지만 임기제 300명 뽑히면 거기에 대응해서 교사 300명을 바로 충원할 수 있는 문제와 중견 교사 빠져 나갔을 때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교원단체 우려처럼 저도 그 문제에 공감한다. 그러나 돌봄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 사람이 충원돼야 한다는 건 교육부의 생각과 함께 한다. 그 대신 교원은 돌봄에서 배제한다는 게 저의 원칙이었다. 그래서 우리 늘봄은 돌봄전담사가 돌봄행정을 맡고 교원들은 돌봄에 참여하지 않도록 했다. 그래서 교원들의 불만을 상당 부분 줄이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연구사는 교원이기에 그게 섞여버리면 결국 교원들이 또 돌봄을 맡아야 한다라는 불신을 갖고 있다. 저는 교육부가 300명 인원을 주는데 1개 학교 1명 배치라는 고집 부리지 않으면 반대하지 않겠다. 인력을 시도교육청이 알맞게 뽑아서 배치해서 늘봄학교가 성공할 수 있도록 교육청의 재량을 준다면 저는 우리 실정에 맞도록 늘봄학교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다.

-디지털교과서 내년부터 도입된다. 디지털 교육에 대한 시대적 흐름은 피할 수 없어 보이지만 아이들에게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고 과학적으로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유럽 일부에서는 중단을 하는 등 부정적 평가도 있다. 도교육청은 해당 교과서에 대한 어떤 교육행정을 펼칠 건지, 전국과 다른 경남교육만의 차별점을 계획하고 있는지?

=지나친 디지털화의 역기능을 저희도 공감한다. 그러나 디지털교과서는 저희는 통제할 수 없는 국가사업이다. 그 점에서 교과서가 내년부터 적용되면 그 교과목 수업만큼은 디지털교과서는 할 수밖에 없다. 저희는 아이북을 선제적으로 이뤄내서 다른시도보다는 혼란은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에듀테크가 가진 역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저희들이 부분적으로 해왔지만 좀 더 관심을 가져서 여러가지 노력을 하겠다. 예를들면 문화예술교육, 스포츠 등 아날로그 요소를 함께해서 디지털 편식으로 생기는 부분을 줄이도록 하겠다.

-경남교육과 경상남도 협치에 대해 묻는다. 도지사 3번이나 바뀌었는데 협치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는 점과 '잘했다'하는 성과 말씀해달라.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협치 이뤄나갈지 말해달라.

=2014년 취임하면서 학교 급식 지원 중단 문제와 아이들에게 상처 줬던 문제가 협치에 있어 역기능도 하지만 순기능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늘봄학교 문제가 전국 사업이 되면서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지면서 (박완수 경남)지사가 늘봄상남센터에 와서 센터 둘러보고 저와 MOU 맺고 가시면서 이제 학교 방과후학교와 돌봄에 대해 지사로서 관심 갖고 챙기겠다고 말씀했다. 이런 것이 힘들었던 점과 관심을 갖고 지사가 센터에 다녀간 점이 앞으로 협치가 잘 이뤄질 것이라 발견한 희망이다.

지난해 6월 박종훈 경남교육감(왼쪽에서 두번째)과 이주호 교육부장관(왼쪽에서 4번째)이 창원에서 아이들과 아이북과 아이톡톡 등 미래교육 현장을 보고 있다. 경남교육청 제공


-아이톡톡과 관련해 질문드린다. 디지털교과서 들어서면 아이톡톡 활용할지, 특허 중 일부 기술이 타사에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해왔는데 아이톡톡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아이톡톡은 기본적으로 플랫폼이다. 디지털교과서는 플랫폼의 다양한 콘텐츠 중에 하나로서 얹으면 되도록 돼 있다. 다른 시도는 내년에 디지털교과서를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그대로 이용하겠지만 아이톡톡은 교과서만이 아닌 다양한 주변 콘텐츠까지 활용할 수 있어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특허문제는 이제 소송을 통해 특허가 취소가 됐다. 저희들은 행정 재판을 통해 이 문제를 다투는 작업 하나와 우리하고 특허를 공유하고 있는 회사로 하여금 문제제기 하는 분과 빨리 합의를 하라는 것 등 2가지 함께 하려 한다. 그 회사하고 문제제기한 분들하고 공동으로 이뤄낸 것(특허)이 두 사람 또는 두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라서다.

-이번에 3선째다. 그사이 미래교육에 대해 생각이 바뀌었나?

=두번째 선거때 사실상 미래교육을 했다.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지만 아이들 살아가는 세상은 미래니까 미래지향적으로 하는 게 맞다. 그게 미래교육원으로 하드웨어로 만들어졌고 소프트웨어는 아이톡톡으로 만들어졌다. 생태전환교육이 미래교육이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 저는 그게 왜 미래교육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좀 더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니까 미래교육이다. (근데)첨단에듀테크가 미래교육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건 도구로서 수단으로 활용하되 교사, 직원 등 다양한 스텝들의 협업 통해서 아이들이 제대로 된 건강한 역량을 가진 키워내는 것까지가 미래교육이라 말씀드린다. 10년 다시 돌아봐도 제가 생각이 오락가락 하지는 않았던 거 같다.

-교권보호와 관련해 확대한다는 시점과 교원지원센터 시점은?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관련해서 지금 생각 말씀 부탁드린다.

=교권보호는 어쩔 수 없이 교사중심으로 시작했는데 장학사들이 교권보호 대상에 제외돼있다. 장학사들도 똑같은 그 문제를 안고 있다. 전문직원, 행정직원도 또 비슷한 힘듦을 안고 있고 그렇게 한다면 아이들을 위해 강사들까지 교권보호 대상에 당연히 확대해야 한다. 또 우리가 가진 건물을 재활용해서 치유하고 회복하는 공간을 제가 퇴임하기 전에 완성하고 가려한다. 거제 1곳, 남해 1곳 대상지로 고민하고 있다. 소방안전은 저희들로서는 필수적인 책무다. 이 문제 갖고 '네 일이다' 하며 다투는 모습이 바깥으로 나가는 게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 아이들 안전 문제 갖고 공무원으로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 문제는) 학교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학교가 판단해서 하도록 했고 행정실장이 책임자가 돼서 했는데 일부 학교가 그러지 않은 게 문제로 불거진 셈이다. 학교 행정실장이 소방안전과 관련해 독박 쓰는 거 단연코 반대한다. 학교장 책임도 있고 실무책임을 행정실장이 맡는 거지,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으로 나갈 게 아니다.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 관리자들이 책임을 어떻게 할지 아이들 중심에 두고 고민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창원지역에 국제학교설립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교육의 당면한 현재 심각한 문제를 이 세가지로 규정한다. 사회 양극화, 지나친 경쟁 교육, 사교육비의 증가. 이 3가지가 우리 교육 안고있는 당면한 문제다. 10년간 단 한개의 통계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간 거는 없다. 이 상황에서 교육감이 어떤 정책을 펴도 나아지지 않을 더 악화될 심화될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도민들에 대한 책무성이라 생각한다. 국제학교 같은 학교는 이 세가지 요소를 단 하나도 순기능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악화되고 심화될 수밖에 없는 학교다. 저는 그런 학교 설립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학교를 가고 싶은 학생은 우리 도가 아니어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불편하지만 그렇게 갈 수 있는 경로를 안내해드리는 게 맞지 1천억 원 들여서 아이들 죽어나가고 사교육비 높아지고 또 그런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학교를 도민들이 바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국제학교설립)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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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형탁 기자 ta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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