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공갈범에 전달된 3.5억 출처 논란…증인 불출석에 재판 공전
배우 이선균을 공갈·협박한 이들에게 전달된 3억5000만원의 출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지법에서 열렸던 유흥업소 실장 김모(29·여)씨와 전직 영화배우 박모(28·여)씨에 대한 공갈 등 혐의 형사재판에서 돈의 출처가 처음 거론됐다.
검찰은 이선균 소속사인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이하 호두)가 김씨와 박씨에게 각각 직접 돈을 전달했던 강모(47·남)씨에게 계좌이체로 보냈다는 거래내역을 제출받았다고 이날 재판부에 처음 밝혔다. 증인으로 소환됐던 강씨가 이날까지 두차례 불출석하면서 재판이 공전되자 재판장은 강씨의 재소환 여부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들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검찰은 3억5000만원의 출처에 대해선 소속사인 호두가 검찰에 별도로 '예금거래 실적서' 제출을 통해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장은 거래내역을 김씨 측 변호인들에게도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내역을 확인한 변호인들은 "이 실적서만으론 확인이 어렵다. 지난해 10월 17일과 23일 두차례에 걸쳐 3억5000만원이 이체됐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 전달된 건 지난해 9월 20일과 10월 17일이어서 시기가 맞지 않는다"며 "강씨가 출석해야 돈의 출처를 제대로 확인해 볼 수 있을 거 같으니 재소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씨가 소속사나 이선균의 돈이라는 인식이 없었다면 김씨의 공갈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게 된다.
한편 이선균의 지인으로 알려진 강씨는 지난해 사건이 벌어졌던 때, 김씨에게 3억원을 박씨에게 5000만원을 서울 청담동 한 장어구이 식당에서 직접 건넸던 인물이다. 김씨가 이선균에게 해킹범으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실토하자, 이선균은 김씨와 연락을 끊고 강씨를 통해서만 연락하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김씨·박씨와 연락을 하고 돈의 액수를 협상하거나 정한 것도 강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정으로 강씨는 구속기소된 피고인 2명외에 사건의 실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강씨는 지난달과 이번달 17일 두차례나 증인소환에 불응했다. 강씨는 두차례 모두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냈고, 그의 불출석으로 재판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공전되고 있다.
단골로 다니던 술집에서 유 마담(실제이름은 전OO, 중국국적)에게 이선균을 처음 소개했고, 유 마담은 이선균을 손님으로 몇차례 만난 뒤엔 자신의 밑에서 일하던 실장 김씨가 이선균을 응대하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단골이던 강씨는 유 마담은 물론이고 김씨와도 아는 사이였다. 강씨는 유명 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들 그리고 연예기획사들과 함께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사업도 하고 있어, 업계에선 잘 알려진 인물이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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