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해 코스피서 22조 쓸어담았다... 개인은 국내주식 던지고 해외주식 매수

외국인·개인 엇갈리는 투자 심리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계와 유럽계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개인 투자자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투자 선호가 본격화되고, 금융투자소득세 등 제도적 영향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조5732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5월 1조3307억원어치를 내다 판 것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시장에서 약 22조4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13조1850억원)과 기관(-8조5499억원)의 매도세를 모두 받아준 셈이다.

반도체, IT, 자동차 등 특정 업종의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달 기준으로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2조6475억원어치, 1조1295억원어치 사들였다. 두 회사에 대한 순매수 대금(3조7777억원)이 전체의 90%에 이른다. 외국인은 기아(2966억원), 현대차(2123억원), HD현대일렉트릭(1477억원), HD한국조선해양(1477억원) 등도 대거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닥업체인 알테오젠(2885억원)에 현대차보다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지수 방향성 간의 상관계수는 83%였다. 지수 성과를 결정짓는 수급 주체라는 의미"라며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가 나온 지난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27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외국인 수급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계, 영국계 자금의 패턴을 고려했을 때 추가 자금 유입 여력이 아직 남았다"고 덧붙였다.

외국인과 달리, 개인은 이달 들어 2조3792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올해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3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한 대신, 해외주식을 약 9조5000억원 순매수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볼 수 있는 고객예탁금이 지난해 말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 매도한 자금의 대부분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투자로 흘러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은행 박형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에 비해 해외는 상대적으로 고수익과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향후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투자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신승진 투자정보팀장은 "국내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다시 평가하고, 단기 수익률보다 기업의 내재 가치와 현 주가를 비교해 향후 자본차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