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점입가경 통화기록, 채 상병 국조·특검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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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처리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통화 기록이 점입가경이다.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넘긴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국방부가 급히 회수해간 지난해 8월2일, 윤석열 대통령은 개인 휴대전화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세차례 통화하고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과도 통화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종섭 장관의 통화가 처음 드러났을 때 "당시 통화에서 채 상병 관련 내용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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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처리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통화 기록이 점입가경이다. 관련자들의 통화 기록이 하나둘 공개될수록 대통령실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이 사건과 관련된 통화가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여당은 진상 규명을 한사코 외면하고 있다. 국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건가.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넘긴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국방부가 급히 회수해간 지난해 8월2일, 윤석열 대통령은 개인 휴대전화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세차례 통화하고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과도 통화했다. 여기에 신 차관이 두차례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추가됐다. 신 차관은 이날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 등 대통령실 안보라인 인사들과 일곱차례 통화했을 뿐만 아니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도 세차례나 통화했다. 말 그대로 쉴 새 없이 통화가 이뤄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종섭 장관의 통화가 처음 드러났을 때 “당시 통화에서 채 상병 관련 내용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윤 대통령이 신범철 차관과도 통화한 게 추가로 드러났고, 신 차관은 대통령과의 통화를 전후해 국가안보실은 물론 국방부 업무와 무관한 공직기강비서관과도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신 차관은 지난 21일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그것은 회수에 관한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데도 윤 대통령의 통화가 채 상병 사건과 무관하다고 우기는 건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신속히 규명해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국민적 요구가 됐다. 27일 국회 본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순직 해병 사건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됐다.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해 위원회 구성 등 절차를 확정하게 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반대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 여당은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법 통과에도 협조해야 한다. 윤 대통령도 국민 앞에 진솔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때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진상 규명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대통령의 수사 개입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굳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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