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 까다로운 중동국가들과 한 조...월드컵 예선 '죽음의 조'는 피했다

B조로 이라크, 요르단, 오만, 쿠웨이트, 팔레스타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축구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중동 국가들과 한 조에 편성됐다. '죽음의 조'는 피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과 호주와도 묶이지 않아 '소실대탐'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진행된 대회 3차 예선 조추첨 결과 이라크, 요르단, 오만, 쿠웨이트, 팔레스타인과 함께 B조로 묶였다.

A조는 이란과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키르기스스탄, 북한이 편성됐다. C조는 일본과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중국, 인도네시아로 구성됐다.

3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3차 예선은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3, 4위를 기록한 6개 팀은 4차 예선을 치러야 한다.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진행된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조추첨 행사에서 한국이 B조로 배정받고 있다. AFC 유튜브 채널 캡처

중동 팀들과 한 조로 묶인 한국은 만만치 않은 경기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원정이 불가피해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간 중동 팀들은 까다로운 경기 운영으로 애를 먹여왔는데 체력적인 부담까지 안게 됐다. 올 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의 아픔을 줬던 요르단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요르단과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고, 4강전에선 0-2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은 소실대탐 분위기다. 일단 오세아니아 강호 호주와 올해 아시안컵 챔피언 카타르를 비롯해 한국을 잘 아는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UAE를 피했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어렵게 이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사우디도 만나지 않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이 앞선다. 한국은 FIFA랭킹 22위로 B조에서 가장 높으며, 이라크(55위),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5위), 쿠웨이트(137위) 순이다. 이론상으론 껄끄러운 상대들이 아니지만, 최근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지는 등 상향 평준화됐다는 분석이 따른다.

3차 예선 '죽음의 조'는 C조로 꼽힌다. 일본(17위)과 호주(23위)가 한배를 탄 가운데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56위), 몸싸움 등 반칙으로 무장한 중국(88위)이 포진해서다. 특히 일본과 호주, 사우디는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카타르 아시안컵에 이어 3회 연속 한 조에 속해 악연을 이어갔다.

한편 4개월째 사령탑이 공석인 한국 축구대표팀은 9월 5일 홈에서 팔레스타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마지막 10차전은 내년 6월 10일 홈에서 쿠웨이트와 격돌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