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큰손은 2030女

성수·압구정·한남동서 쇼핑
한국관광공사 소비패턴 조사
성형외과·피부과·미용실 인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면면과 소비패턴이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2030 여성 방한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급증하면서 '성수·한남·압구정' 3인방이 뉴노멀 쇼핑의 메카로 떠올랐다.

27일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최신 카드 결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외래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패키지 일변도의 투어패턴이 사라진 자리를 2030 여성 MZ세대의 자유여행이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방한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29.8%), 일본(19.6%), 대만(9%) 순이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연령대와 성비다.

2030 여성 MZ세대 관광객 비중이 중국과 일본은 각각 35.9%와 36%에 달한다. 3분의 1 이상이 MZ세대면서 여성이라는 의미다.

식상한 패키지 여행 대신 자유롭게 서울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은 과거 전통의 쇼핑 명소인 서교동(27.7%)과 명동(13.1%) 대신 한국인들처럼 성수동과 함께 한남동, 압구정동을 즐겨 찾는다.

성수동 방문율은 작년 1분기 대비 863.5%가 폭증했고 한남동은 144.1%가, 압구정동은 136.7%가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더 놀랍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토종 브랜드를 한국인처럼 구매한다. 패션잡화 부문에서 명동과 서교동을 따돌린 신당동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소비 건수가 165.5% 급증하면서 외국인들의 액세서리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신당동 잡화쇼핑의 86.3%는 일본인 관광객이 싹쓸이를 하고 있다.

인기 잡화 브랜드로는 액세서리 편집숍인 뉴뉴(17.8%)가 압도적이며 더플레인(5.3%), 미미라인(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30 여성 MZ세대가 열광하는 또 다른 목적지 중 하나는 K미용실이다. 화장품 구매에만 머물던 과거 패턴이 아예 체험으로 바뀐 셈이다. 미용실은 K뷰티를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헤어 스타일링 서비스와 클리닉 등과 같은 한국적인 뷰티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엔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미용실 이용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266.7%나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홍대입구 인근(12.6%), 압구정동(10.9%), 청담동(9.4%)에 위치한 미용실 방문이 두드러진다. 젊고 트렌디한 감성을 추구하는 홍대입구 인근(서교동) 미용실은 대만(23.9%)과 중국(14.4%) 관광객이 몰리고 있고, 보다 럭셔리한 느낌인 압구정동 인근은 일본인 관광객(21.1%) 방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박종택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국장은 "한류 콘텐츠 인기가 아시아권 M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패션·뷰티 관련 콘텐츠를 활발히 공유하며 한국 패션 브랜드와 뷰티 경험에 열광하고 있다. 이게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적인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