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으로 두통 어지럼증? 동반 증상 잘 관찰해야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냉방병은 질환이 아니지만 두통이나 어지럼증, 코막힘, 콧물, 마른 기침, 복통, 설사 등 증상으로 불편을 겪는다. 실내외 온도 차이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원인으로 보고 있다.
냉방에 계속 노출되면 체온이 낮아지면서 혈관이 수축하면서 두통이 심해질 수 있다. 여름철 두통이 나타나면 더위나 냉방병으로 인한 증상으로 여기기 쉽다.
자칫 두통이 만성화 되는 것을 방치할 수 있다. 편두통을 단순한 두통으로 여길 수도 있다. 단순히 한쪽 머리가 계속 아프면 편두통이라고 여기지만, 편두통은 빛, 소리, 냄새 등 외부 자극에 뇌가 과민하게 반응해 뇌 혈관이 수축·이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두통이다. 대구 달서 우리들의신경외과 김정득 원장은 “두통이 머리가 맥박처럼 뛰는 것 같은 지끈거리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증상이 4~72시간 지속되면서 구역감, 메스꺼움 등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빛과 소리에 예민한 반응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동반되는 두통이 있다면 편두통으로 의심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찬바람은 경추성 두통도 악화시킬 수 있다. 김정득 원장은 “목디스크가 있거나 평소 목 주변 근육이 경직된 경우 냉방으로 더 경직되면서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경추성 두통은 일반적인 두통약으로 호전되지 않아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전문의 진단을 시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인들의 경우 여름철 두통, 어지럼증 증상에 좀 더 유의해야 한다. 두통과 함께 38도 이상의 고열, 오한 증상이 나타나는 뇌수막염에 주의해야 한다. 김정득 원장은 “뇌수막염은 여름철 노인층에서 잘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뇌수막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급성 염증의 증세를 일으키고 방치하면 뇌손상 등 후유증 위험이 높다. 초기 증상이 두통, 몸살 등 감기와 비슷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년 이상에서 갑자기 두통과 어지럼증을 나타나면 뇌졸중도 의심해야 한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환으로, 겨울철에 발생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 여름철에도 위험이 높다. 김정득 원장은 “여름철에는 체온이 올라가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고 혈액이 끈끈해지면서 혈관을 막는 혈전이 생기기 쉽다. 갑자기 몸살 감기처럼 두통, 어지럼증이 있으면서 팔 다리에 감각 이상 같은 증상이 있거나, 눈이 흐리게 보이거나 말할 때 발음이 어눌해지는 느낌이 든다면 뇌졸중을 의심하고 신속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일시적인 두통은 두통약으로 쉽게 호전된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을 계속 두통약으로 해결하다가는 약에 대한 내성으로 점점 진통 효과가 낮아지고 두통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결국 약물과용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두통이 한달에 4회 이상 발생하는 경우 만성적인 두통 상태로 보고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적합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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