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10 모두 AI 신약개발···"2027년 시장 5조로 급성장"

왕해나 기자 2024. 6. 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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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시장 판 바꾸는 AI] <1> 필수가된 AI신약 플랫폼
AI 활용하면 개발기간 절반 단축
비용도 3조→6000억 규모로 뚝
화이자 등 자체조직·플랫폼 조성
MSD는 글로벌 5개 센터에 도입
구글·아마존 등 IT 업체도 참전
[서울경제]

글로벌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톱10 제약사들이 모두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을 하고 있고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정보기술(IT) 업체들까지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국내 AI 신약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 10대 제약사 가운데 AI 자체 조직을 보유한 곳은 대웅제약, JW중외제약, HK이노엔 단 3곳뿐이다. IT업체와 협업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가 요구한 질문이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학습하는 생성형 AI를 활용한다. 글로벌 제약사에 AI 신약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외부 AI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것을 넘어 AI 전담 조직을 만들고 플랫폼을 내재화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AI 기술을 접목하면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비용 역시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향후 18개월 이내 19개 의약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제공하는 AI 플랫폼 ‘복스(VOX)’가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이미 AWS와 협업해 17개 프로젝트에서 AI 플랫폼을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실험을 마쳤다. 리디아 폰세카 화이자 최고 디지털 및 기술 책임자는 “이미 13개 의약품 출시가 완료된만큼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며 “디지털, 데이터 및 AI가 (신약 개발)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오픈AI와 협업해 지난해 5월 자체 행성형 AI 플랫폼 ‘mCHAT’을 출시했다. 10년 이상 축적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의약품 데이터가 AI 플랫폼과 만난 결과다. 65%에 가까운 직원들이 mCHAT을 적극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프란체스카 세디아 모더나 글로벌 최고 의학책임자는 “AI는 약물 설계부터 상업 제조까지 모더나의 가치 사슬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며 “AI 알고리즘을 통해 개별 환자를 위한 특정 치료법을 설계하고 개인맞춤형 치료제(INT)를 적시에 제조해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MSD도 AI를 신약 개발에 접목하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MSD는 미국 3개, 체코 1개, 싱가포르 1개 등 5개의 테크놀로지 센터를 운영하며 전사적으로 AI, 사이버 보안, 자동화, 데이터 분석 관련 팀과 협업하고 있다. MSD 관계자는 “초기 후보 물질 발굴 단계를 포함해 여러 단계의 신약 개발 과정에 AI 및 머신러닝 같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며 “다량의 연구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해 더 나은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젠은 엔비디아의 신약 개발을 위한 AI 바이오니모를 도입하고 아이슬란드 본사에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플랫폼 DGX 슈퍼팟을 구축했다. 암젠은 신약 발굴 및 질환의 바이오마커 발견을 위한 인체 포괄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사노피는 AI 기업인 에일리 랩스(Aily Labs)와 함께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플레이(plai)를 도입해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 AI를 활용해 종양 조직에서만 활성화되는 약물을 개발하는 아뮤닉스 파마슈티컬스를 1조 30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너도나도 AI 신약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직접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AI 빅데이터로 예측하고 설계해 개발 비용과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은 수년 동안 조 단위의 비용을 들여도 1만여 개의 후보물질 중 1개(0.01%)만이 출시되는 지난한 과정이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한 결과 평균 15년의 개발 기간을 7년, 3조 원의 비용을 6000억 원 규모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6억 980만 달러(약 8000억 원)에서 연 평균 45.7% 성장해 오는 2027년 40억 350만 달러(약 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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