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2년 됐는데…평택지제초교 학교용지 매매계약 체결 지연
경기 평택지역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매매계약의 당사자인 평택교육지원청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사업조합 측이 절차 이행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업시행 초기 단계부터 발생한 사업조합 측의 업무 착오에서 비롯됐다.
당초 해당 사업을 담당한 평택지제·세교지구도시개발사업조합은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2014년 신평택에코밸리를 사업 시행사로 선정했다.
이어 사업비 조달을 위해 시행사 측과 ‘체비지(환지방식 개발사업에서 사업시행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토지)’에 대한 대물변제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체비지에는 학교용지도 포함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평택교육지원청은 개발사업으로 인해 총 6300여 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조성됨에 따라 입주민들의 자녀들을 위한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고 판단, 사업조합 측과 초등학교 신설을 위한 학교용지 매매계약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학교용지를 소유하고 있어야 할 사업조합 측이 사업비 마련을 목적으로 체비지 내에 학교용지를 포함시킨 뒤 시행사에 매각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매매계약이 불가능해진 탓이다.
상황을 파악한 평택교육지원청은 즉각 사업조합 측에 ‘토지 소유권을 사업조합 측으로 되돌려야 학교용지에 대한 매매계약이 가능하다’고 알렸지만, 정작 사업조합 측은 세금 문제 등을 이유로 교육당국과 시행사 간의 매매계약 체결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평택교육지원청은 ‘학교설립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사업조합 측의 의견이 불가함을 재차 설명했지만, 사업조합은 토지 소유권의 이전이 사실상 가능한 상황이 아닌 탓에 시행사와의 신탁계약을 체결한 후 학교 신설을 위한 ‘우선 토지사용승낙서’를 평택교육지원청에 제공하면서 학교 신설 절차가 진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업조합 측이 시행사 등과의 동의없이 ‘우선 토지사용승낙서’를 전달한 사실이 불거지면서 개교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상황에 처했고, 결국 2021년 5월 평택시와 평택교육지원청을 비롯해 사업조합 및 시행사간 협약이 체결되면서 토지 소유권이 사업조합 측으로 이전돼 가까스로 정상 개교가 이뤄졌다.
문제는 사업조합 측이 개교 2년여가 지난 현 시점까지도 교육당국과의 매매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7월 19일 매매계약 체결을 위한 토지 감정평가를 진행한 평택교육지원청은 사업조합측과 합의를 통해 매매 가격을 산출한 뒤 계약 체결을 요청했지만, 사업조합은 "체비지 처분 권한이 없으며, 전 시행대행사와의 약정금 등 청구 소송 및 토지인도 소송 등이 진행 중"이라며 정식 계약 체결을 거부했다.
사업 인허가 기관인 평택시는 △도시개발사업의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시 지제초 부지 변경 가능 여부 △도시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인 조합의 지위 변경 가능 여부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지제초 부지의 학교용지 해제 가능 여부 △지제초 부지(체비지)의 소유자 또는 매매권한을 보유한 자 등에 대한 평택교육지원청의 문의에 대해 ‘사업의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이 변경되더라도 지제초 부지의 학교시설 결정의 변동은 없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이를 근거로 평택교육지원청은 지난해 8월 17일 재차 사업조합 측에 매매계약 체결을 요청한데 이어 같은 해 12월 21일부터 지난 달 말까지 수십여 차례에 걸쳐 사업조합과의 매매계약 체결을 요구했지만, 사업조합 측은 사업구역 내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의 변경 등 각종 이유를 제시하며 이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자 학교의 정상 개교를 위해 소유권을 사업조합 측으로 이전했던 시행사는 학교용지 매매 계약이 이뤄지면 받아야할 토지 대금 수백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경영난에 빠져 있는 형편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지제초교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방안까지 모색하면서 자칫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학습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에 대해 평택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업조합 측이 주장하는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등의 절자가 남아있더라도 학교용지는 변동이 없는 상황인 만큼, 당장 매매계약을 체결해도 문제가 없다"며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교용지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으로, 올해를 넘기지 않고 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사업조합 측은 지난 3주간 수십여 차례에 걸쳐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입장 및 향후 계획을 확인하기 위한 <프레시안>의 취재를 거부한 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재구 기자(rlaworn114@naver.com),전승표 기자(sp43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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