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또 탄핵안 발의…'공영방송 딜레마' 빠진 방통위(종합)

이정현 2024. 6. 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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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관 전 위원장이 탄핵안 발의를 앞두고 사퇴한 지 7개월 만에 김홍일 위원장을 대상으로 같은 일이 벌어지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미 지난해부터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의혹으로 인한 수사 및 한상혁 전 위원장 해임, 이동관 전 위원장 취임과 사퇴 등으로 장기간 제대로 운용되지 못했다.

방통위는 이날 야당의 탄핵안 발의 후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일정 및 김 위원장 탄핵·사퇴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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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 선임 속도 낼 듯…표결 전 사퇴설 등엔 아직 '침묵'
답변하는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통위 설치법) 개정 입법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해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6.21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관 전 위원장이 탄핵안 발의를 앞두고 사퇴한 지 7개월 만에 김홍일 위원장을 대상으로 같은 일이 벌어지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은 27일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 다음 달 3~4일 중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이 탄핵안 발의를 서두른 것은 결국 공영방송, 그중에서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문제와 직결돼 있다.

방문진 이사 임기는 오는 8월 12일로 만료되며, 같은 달 31일 KBS 이사회, 9월 14일 EBS 이사회 임기가 끝난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통상 임기에 맞춰 이뤄져 왔으나, 현재로서는 야당이 방통위 2인 체제에서 방문진 등 이사회 구조를 여당에 유리하게 재편하는 것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무난한 처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물 마시는 김홍일 방통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홍일 방통위원장(왼쪽)과 이상인 부위원장이 자리에 앉아 있다. 2024.6.25 hama@yna.co.kr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는다면 기존 이사들이 지위를 유지, 야권 추천 권태선 이사장 체제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도 다시 또 방통위원장 탄핵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방문진 이사 선임 절차는 아직 진행 전이라면서도 "현행법상 임기가 만료되는 데 그걸 방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늦지 않게 절차에 착수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방문진 이사 임기 만료 전 새 이사를 선임하려면 늦어도 7월 초·중순에는 관련 절차에 돌입해야 하는데, 야당이 탄핵안을 이미 발의했기 때문에 표결 전 의결하려면 조만간 전체회의에 방문진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해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에서 YTN 최대 주주 변경과 지상파 재허가 등 굵직한 안건들이 이미 의결된 바 있다.

야권에서는 2인 체제 의결의 위법성을 주장하지만, 방통위는 법률 자문 등을 통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위법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방문진 이사 선임 후 탄핵안 표결이 되면 방통위는 1인 체제가 돼 또다시 업무정지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숙고하는 모습이다.

방통위 떠나는 이동관 (과천=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회의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취임 95일 만에 사퇴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를 떠나고 있다. 2023.12.1 utzza@yna.co.kr

방통위는 이미 지난해부터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의혹으로 인한 수사 및 한상혁 전 위원장 해임, 이동관 전 위원장 취임과 사퇴 등으로 장기간 제대로 운용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약 10개월간 1·2인 체제가 이어졌다.

방통위는 구조적으로 정치권 영향을 많이 받는데, 특히 공영방송 관련 문제를 다룰 때 더욱 민감해진다.

일련의 부침도 여권이 추진하는 공영방송 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했다. KBS 경영진 교체, 공영방송은 아니지만 YTN 민영화, 그리고 교체 시기가 다가온 방문진 이사 교체 등 국면에서 매번 정치적 갈등이 폭발했다.

방통위로서는 공영방송 관련 심의 및 의결이 주요 업무이지만 동시에 늘 발목을 잡는 일이 되는 모양새다.

한편, 야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방문진 이사 선임 건을 의결한 후 이동관 전 위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탄핵안 표결 전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은 국회 과방위 때 사퇴 의사를 묻는 말에 "없다"고 답한 바 있다.

방통위는 이날 야당의 탄핵안 발의 후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일정 및 김 위원장 탄핵·사퇴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내지 않았다.

기자회견 하는 전 방송 기관장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 정연주 전 방통심의위원장 등이 윤석열 정부 '해직 방송 기관장'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11 xyz@yna.co.kr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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