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獨 백신 생산업체 IDT 인수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6. 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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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60% 3400억원에 매입
미·유럽 탄탄한 영업망 갖춰
안재용 사장 “해외 사업 확장”
SK바사 내년 매출 2배 기대
현금 충분해 추가 인수 모색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 제약바이오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해 사업 영역을 위탁개발생산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이번 거래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리밸런싱(자산 재조정)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리밸런싱의 핵심이 선택과 집중인데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는 것이야말로 현 시점에서 놓쳐선 안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을 넘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DT를 인수하게 된 배경과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클로케그룹과 IDT 지분 60%를 339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26일 체결했다고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를 통해 발표했다. 클로케그룹의 100% 자회사인 IDT는 각종 백신과 CGT 등을 위탁 생산하는 곳이다.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인수는 2021년 상장 이후 첫 타기업 인수 사례다.

안 사장은 이번 거래의 핵심으로 합리적인 매물 가격을 꼽았다. 그는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너무 비싼 값에 M&A(인수합병)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며 “IPO(기업공개)로 실탄을 쌓은 후 투자처를 찾기 위해 오랜 기간 살폈는데 적절한 시점에 매력적인 IDT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10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IDT는 글로벌 10위 안에 드는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 빅파마 10여 곳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IDT의 기업가치가 656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 인수에 실제 투입한 금액은 약 2630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 가능성을 엿본 클로케그룹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76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동시에 체결했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지분 매매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클로케그룹과 상당한 신뢰관계를 쌓았고 장기간 파트너십을 이어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며 “양사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활용해 IDT 매출을 지금의 2배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율도 20%이상 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외형은 2배이상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은 3700억원, IDT는 4100억원을 기록했다. 안 사장은 “IDT의 경우 매출 70%가 빅파마와의 장기계약에서 나온다”며 “일본 다케다제약의 뎅기열 백신 ‘큐뎅가’, 미국 암젠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임리직’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독일 정부에도 향후 5년간 연 8000만도즈의 백신 물량을 공급하기로 돼있는 상황이라 실적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요 거래선은 한국과 러시아, 태국이다. IDT는 미국, 유럽, 브라질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번 M&A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시장 진출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안 사장은 “백신 시설을 늘리려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IDT는 독일과 미국에 이미 공장을 갖고 있다”며 “IDT 인수로 5년정도의 기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 구성은 97%가 자체 백신으로 이뤄져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낼 계획이다.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CGT 개발이 핵심이다. 앞서 IDT는 CGT 분야에서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갖추고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IDT 매출에서 CGT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다. 안 사장은 “IDT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뿐 아니라 브라질, 영국, 일본, 사우디 등 주요 규제기관으로부터 승인을 확보한 상태”라며 “생산 기술력을 확보해 CGT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사세 확장을 위한 추가 M&A도 추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을 1조 2500억원 정도 가지고 있다. 안 사장은 “현 시점이 M&A하기 괜찮은 타이밍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IDT를 기점으로 다른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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