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보살이라고" 안 그래도 부상 걱정했는데 '날벼락'…명장이 극찬한 고승민, 엄지 염좌로 말소 "3~4주 예상" [MD부산]

부산 = 박승환 기자 2024. 6. 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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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2024년 6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입이 보살이라고…"

롯데 자이언츠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최근 12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릴 정도로 타격감이 대폭발하고 있는 고승민이 손가락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다.

롯데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엔트리에 변화를 가져갔다.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에 성공한 고승민이 말소됐고, 정대선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올 시즌에 앞서 롯데는 내야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어떤 포지션에서도 주전을 맡길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던 까닭.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고승민이었다.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2루수였던 고승민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외야수로 이동했고, 다시 1루로 포지션을 바꾸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주 포지션'인 2루수로 전격 복귀했다.

시범경기 6경기에서 9안타 1홈런 타율 0.474 OPS 1.108로 무력시위를 펼친 고승민. 하지만 정규시즌 일정이 시작된 후 타격감이 차갑게 식었다. 이에 한차례 2군에서 정비의 시간을 가졌는데, 다시 1군 무대로 돌아온 고승민은 무서웠다. 고승민은 5월 한 달 동안 30안타 1홈런 15타점 13득점 타율 0.330으로 펄펄 날아오르며, 롯데의 5월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6월에도 감이 떨어지지 않고, 잘 유지되는 중. 특히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25일 KIA전까지 고승민은 12경기 연속 안타를 폭발시켰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지난 26일 경기에 앞서 고승민을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사령탑은 "고승민 수비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나. 2루 수비는 10개 구단에서 거의 탑이다. 진짜 부드럽다. 사실 아무리 찾아봐도 2루를 맡길 선수가 없었다. 그런데 김광수 코치가 '세컨드로 박아보시죠'라고 하더라. 정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다른 구단 2루수 중에서 (고)승민이 만큼 수비하는 선수가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령탑의 칭찬을 들었을까. 고승민은 26일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 준비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고승민은 1회 1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KIA 선발 캠 알드레드의 6구째 142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3회 번트를 시도한 끝에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빠르게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땅볼에 그쳤으나, 2-4로 근소하게 뒤진 7회말 1사 1, 3루에서 KIA 곽도규의 4구째 121km 커브를 공략해 2루수 방면에 타구를 보냈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1타점 내야 안타를 뽑아냈다. 이 행동이 문제였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뒤 고승민이 고통을 호소했고, 경기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그럼에도 고승민은 끝까지 주루 플레이를 소화하며 결승 득점까지 손에 넣었지만, 결국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고승민은 손 상태를 묻는 질문에 "괜찮다"고 답했으나, 검진을 받아 본 결과 상태는 좋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고승민은 27일 좋은삼선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왼쪽 엄지손가락 염좌 진단을 받았다. 복귀까지는 약 3~4주가 필요한 상황. 이에 1군에서 고승민이 말소됐다.

김태형 감독은 27일 경기에 앞서 "수비를 하는 것은 괜찮다고 하는데, 타격이 안 된다. 인대가 조금 좋지 않다. 작년에도 다쳤던 부위로 안고 가는 부상이다. 하지만 이번엔 강도가 조금 심하다"고 밝혔다. 전날(26일) 고승민을 칭찬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우려했던 사령탑은 "입이 보살이라고…"라며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췄다. 일단 3~4주 진단이 나왔지만, 평소에도 안고 있었던 부상인 만큼 후반기가 시작될 때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도 있을 전망이다. 따라서 당분간 롯데의 2루수는 최항이 맡는다.

이날 부산에는 비 예보가 있는 상황이지만, 현 시점에서 비는 내리지 않는 상황. 롯데는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3루수)-최항(2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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