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30년 만에 첫발…2026년 통합기관 탄생(종합)
“통합법 내년 제정, 이르면 내후년 통합기관 탄생”
법 제정 전엔 ‘돌봄 강화’…주말·휴일도 돌봄 지원
통합교사자격·예산분담 등은 빈칸으로…연말 윤곽
[이데일리 신하영 김윤정 기자] 정부가 유치원·어린이집을 합치는 ‘유보통합’의 첫걸음을 뗐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유보통합을 추진한 이래 약 30년 만이다. 교육부는 올해 유보통합 모델 학교 100곳을 지정,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연간 1000곳씩을 모델 학교로 추가 지정할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학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질 높은 교육·보육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유보통합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유보통합은 교육부가 관리하는 유아교육(유치원)과 보건복지부 관할인 보육(어린이집) 업무를 통합하는 것으로 어디에서든 균일한 유아교육을 받게 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작년 말 통과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공포 6개월을 맞으면서 이날부터 유치원·어린이집 관리부처가 교육부로 일원화된다. 1995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유보통합을 추진한 이래 30년 만에 첫발을 뗀 셈이다.
다만 유보통합이 실현되려면 통합기관의 설립·운영 기준 등을 담은 통합법률안 제정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내년 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인데 2025년 안에 법 통과가 되면 2026년에 통합기관이 탄생하게 된다.
교육부는 법률 제정 이전이라도 저 출생 완화를 위해 돌봄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통합 이전이라도 상향 평준화된 영유아 교육·보육을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희망하는 영유아 누구나 1일 12시간의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하루 8시간 기본 운영시간에 더해 아침·저녁 돌봄 4시간을 추가로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맞벌이·자영업자 자녀를 위한 주말·휴일 돌봄도 지원한다. 지역별로 특정 유치원·어린이집을 거점기관으로 지정해 휴일까지 ‘주 6일 이상’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한 0~5세 무상 교육·보육도 추진한다. 내년 5세를 시작으로 2026년 4세, 2027년 3세까지 학부모 부담 없는 유아교육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 현재 만 0~2세 보육비는 학부모 부담이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만 3세부터는 학부모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예컨대 사립유치원은 정부 지원(35만원)을 받아도 약 11만원을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는데 이런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유치원·어린이집 통합모델은 하반기에 선보이게 된다. 교육부는 오는 8월 100곳 내외의 영유아학교(가칭) 지정하기로 했다. 이후 내년부터 매년 1000곳씩, 2027년까지 총 3100곳의 통합기관을 지정, 운영한다. 통합학교의 명칭이나 교사자격·예산분담 등은 확정 시기를 연말로 미뤘다. 통합학교의 명칭은 여론 수렴을 거쳐 ‘영유아학교’ 또는 ‘유아학교’ 중 하나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기관의 교사 자격도 ‘영유아정교사’(0~5세)로 단일화하는 방안과 영아정교사(0~2세)·유아정교사(3~5세)로 구분하는 방안 등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교사 통합은 유보통합 걸림돌 중 하나로 꼽혔다.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서도 자격증을 딸 수 있지만 유치원 교사는 대학에서 유아교육 전공 뒤 정교사 자격을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치원 교사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컸던 사안인데 확정 시점을 연말로 미룬 것이다.
교사 자격이 통합되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법적 지위가 ‘근로자’에서 ‘교원’으로 바뀌게 된다. 보육교사와 유치원교사로 구분됐던 교사 자격도 ‘영유아 통합 교원’ 자격으로 바뀐다. 박대림 교육부 영유아지원관은 “전체 유치원·보육 교사 26만명 중 약 11만명 정도가 유치원·보육교사 자격증을 둘 다 보유하고 있다”며 “이분들은 자동적으로 통합교원 자격으로 전환된다”고 했다. 다만 나머지 15만명의 경우 통합교원 자격을 취득하려면 특별교원양성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박 지원관은 “통합교원 자격을 취득하지 않는 교사들도 현재의 자격을 갖고 계속 근무할 수는 있다”며 “다만 통합교원에 대한 처우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인데 통합교원 미취득 부분이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추가로 투입될 예산을 어떻게 분담할지도 연말이 돼야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작년 1월 기준으로 0~5세 무상교육 실현에는 약 2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실행계획에는 중앙정부·지자체·교육청의 예산 분담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 분담 등은 현재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며 “연말에는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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