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도 온도차…타워팰리스는 수억 웃돈 주고 잡는다

이윤희 2024. 6. 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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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작년보다 2배나 많은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여전히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들은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을 거듭하는 형편이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 원장은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는 양극화가 그대로 경매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방이나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비선호 지역의 경우 경매물건은 쌓이는데, 상급지들에서 고가 낙찰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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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2배 많은 물량 쏟아져
수도권 중심으로 입찰경쟁 심화
강남은 1차 매각일에 낙찰되기도
연합뉴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작년보다 2배나 많은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여전히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들은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을 거듭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서울 핵심입지 아파트의 경우 감정가에 수억의 웃돈을 얹어 낙찰을 받기도 하는 등 경매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27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0일 경매가 진행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쌍용 전용면적 84㎡형(15층)이 14억17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11억4400만원)보다 약 2억5000만원이 더 비싼 가격에 팔렸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22%였다. 낙찰가율이 높다는 것은 경매 응찰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한 것을 의미한다. 이 물건에는 총 36명이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가보다는 20% 가량 더 비싸지만 시세와 비교하면 저렴하다는 게 치열한 입찰 경쟁의 이유였다. 서울숲쌍용의 84㎡형은 중개시장에서 16억~17억5000만원 정도로 시세를 형상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낙찰가는 2억~3억5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성수동이 가깝고,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역세권 입지에다 서울숲과 중랑천 뚝방길 등이 5분거리에 있어 정주 환경이 우수하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정비사업 호재도 많은 곳이다. 이 물건의 경우 임대차 관계가 없어 낙찰자가 인수해야 할 보증금도 없다.

경매 물건은 늘어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매 입찰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38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613건)보다 2.3배 늘어났다. 이 기간 비아파트 경매진행은 6876건으로 지난해 동기(3210건) 대비 2.1배 증가했고, 상가를 비롯한 집합건물도 9922건으로 2023년(4495건)보다 2.2배 늘었다. 토지는 332건으로 전년 동기(229건)보다 45% 늘었다.

이런 가운데 강남 아파트의 경우 입찰 경쟁이 치열해 나오기만 하면 1차 매각일에 바로 낙찰되는 분위기다. 집값 선행지표로 알려진 경매 낙찰가율도 상승세로 고가 낙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송파구의 평균 낙찰가율은 100.7%로, 서울 평균 낙찰가율(89.1%)보다 11.6%포인트, 전국 평균(85.4%) 대비 15.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용산구(95.1%), 강남구(93.7%)도 평균을 크게 웃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롯데캐슬아르떼' 전용 84㎡는 지난 11일 감정가 20억70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다. 최종 낙찰가는 23억5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11%였다. 감정가에 약 2억3000만원을 더 얹어 산 셈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전용 159㎡형은 지난 18일 46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10%으로, 감정가(42억2000만원)를 4억원 이상 웃돌았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 원장은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는 양극화가 그대로 경매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방이나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비선호 지역의 경우 경매물건은 쌓이는데, 상급지들에서 고가 낙찰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과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세제 완화 등을 염두한 투자자들이 향후 상승할 물건의 경우 경매도 저렴한 선택지라고 생각한다"면서 "과거 일본의 부동산 급락기를 보아도 도쿄 일부 상급지는 다른 곳보다 덜 하락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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