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기한 당일까지 노사 구분적용 '공방'...공익위원 "시간 구애받지 않겠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정심의 기한까지 정작 ‘수준’ 논의에는 한 발도 내딛지 못했다. 업종별 구분적용 여부에 대한 노사간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노동계나 경영계 모두 수준 논의의 첫 단추인 ‘최초요구안’조차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6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지난 5차 회의와 마찬가지로 ‘업종별 구분적용’에 대한 논의가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6차 전원회의가 열린 이날은 최저임금법이 규정하고 있는 ‘법정심의 기한’이다. 최저임금위는 고용부 장관으로부터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 최저임금안을 제출토록 돼 있다. 단 법정 심의기한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는 아닌 만큼 최임위는 그동안 심의기한을 수차례 넘겨왔다. 현재까지 법정 심의기한 내에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9번뿐이다. 지난해에는 심의기한을 20일이나 넘겨 최저임금안을 의결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최선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집중력을 발휘해서 심의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용자위원들은 업종별 구분적용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법정 최저임금 제도를 가지고 있는 OECD 30개국 중에서 20개국, 업종, 연령, 지역 등 다양한 기준을 적용하여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의 구분 적용은 모두 국가 최저임금을 상향하여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씀을 하시지만, 스위스는 농업 및 타업 같은 업종은 일반 최저임금보다 낮게 정하고 있고, 미국도 일부 주에서는 연방 최저임금 7.2억 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의 주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전무는 “우리 최저임금은 2018년 2019년에 29.1% 상승하면서 명목상으로는 지난 7년간 52.4%가 올랐지만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가 감당해야 하는 법적인 최저임금 상승률은 7년 동안 52.4%가 아닌 82.9%”라며 “2023년 중위임금의 65.8%로 적정 수준의 상한이라는 중임금의 60%를 이미 넘어섰고 일률적인 적용까지 더해져 일부 업종의 중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90%에 육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구분 적용을 받는 업종에 ‘낙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걱정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운을 뗐다. 이 본부장은 “구인난을 겪는다는 것은 지금 경제 경영 활동을 하고 있고 어쨌든 사업 유지 전속을 하는데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라며 “그런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신규 채용 채용 수요가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기본 적용과 관계없이 적정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면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기업 비율도 크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분 적용을 받는 근로자 생계비에 대한 책임을 취약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정부가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EITC 정책, 즉 근로 장려 세제를 보면 금년도 근로 자녀 장려금이 6조1000억원”이라며 “내년도 근로장려금 맞벌이 가구 소득 요건이 소득 요건 상한이 3800만원에서 4400만원으로 올라 장려금 혜택 근로장려금 혜택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은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법 1조 1항은 노동자에 대한 임금이 최저 수준을 보장하면서 노동자의 생활 안전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의미하는 바는 ‘어떤 노동에 대해서는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지 않겠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 “중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영이 어려운 이유가 정말 최저임금이 높아서인지 묻고 싶다”며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조사에서조차 자영업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이유는 임차료라는 결과가 나와 있다. 물가 폭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에 따른 대출 이자 비용 상승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앞세워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으려는 거대 대기업, 거대 자본가들에게 숨겨져 있는 이 배경에 저는 더 화가 난다”며 “거대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강탈 높은 대출이자, 골목 시장 잠식 프랜차이즈의 가치가 높은 가맹 수수료는 마치 없는 것처럼 말을 안 한다”고 말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업종별 차별 적용은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최저임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며 우리 사회를 또 다른 차별의 사회로 진입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이자 도화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수준 논의를 시작하고 요청했다. 류 총장은 “지난 5차 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노총은 위원장의 최초 요구안 제시 요청을 받아들이고 그리고 이에 대한 준비도 돼 있다”며 “ 사용자 위원께서도 최저임금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들이자 오늘 최초 요구안을 제시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히트 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올 여름 예고된 폭염에 따른 식량 가격 폭등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실생활 먹거리 중 대파는 50%, 시금치는 86.3%, 청상추는 무려 182.4% 전월 대비 급등했다”며 “저소득층의 생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최저임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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