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증세법 반대' 시위 불씨 여전…대통령 사퇴 촉구 시위 예고

박재하 기자 김예슬 기자 2024. 6. 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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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전국적인 반대 시위를 촉발한 증세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부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겠다"고 나서면서 여전히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분위기다.

시위에 참여한 데이비스 타파리는 로이터에 "이는 단지 재정 법안뿐만이 아니라 루토 대통령의 사퇴에 관한 것이다"라며 "우리는 루토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이 사임하고 새로운 선거가 치러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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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궁 일대에 경찰 차벽…"시위 이어가겠다"
루토 대통령, 증세법 거부권 예고하며 진화 나서
한 케냐 여성이 26일 매캐한 최루탄 내음이 남아있는 나이로비 국회의사당 앞을 코를 막은 채 걷고 있다. 전날 세금 폭탄과 생활고에 분노한 시위대의 거친 투쟁으로 거리 곳곳에 잔해가 쌓여있고 의사당 일부에는 불 탄 자국이 남아 있다. 결국 대통령의 보안군 투입에 시위대가 사망하는 유혈사태를 빚었다. 2024.06.26 ⓒ AFP=뉴스1 ⓒ News1 임여익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김예슬 기자 =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전국적인 반대 시위를 촉발한 증세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부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겠다"고 나서면서 여전히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분위기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케냐 경찰은 이날 추가 시위에 대비하며 대통령궁으로 향하는 도로에 차벽을 설치했다.

앞서 케냐 국회는 27억 달러(약 3조7570억 원) 상당의 세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재정법을 통과시켰다. 생필품, 자동차, 모바일 송금 수수료 등에 부과되는 세금을 일제히 올리는 법안에 성난 국민들은 케냐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의회에 난입했다.

이에 보안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실탄을 발사했고, 폭력사태가 번지며 최소 23명이 숨졌다. 부상자만 2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세 반대 시위는 뚜렷한 주체 없이 주로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케냐의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결국 루토 대통령은 "우리는 케냐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매우 큰 메시지를 존중하겠다"라며 해당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대는 증세안 철회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위대는 스와힐리어와 영어를 혼합한 '#tupatanethursday'(목요일에 만나요)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있다.

또 '#RutoMustGo'(루토는 사퇴해야 한다) 해시태그도 공유되면서 일부 시위대를 중심으로 루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데이비스 타파리는 로이터에 "이는 단지 재정 법안뿐만이 아니라 루토 대통령의 사퇴에 관한 것이다"라며 "우리는 루토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이 사임하고 새로운 선거가 치러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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