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에 시달려"…'파산' 대종상, 내분 악재 딛고 회생 가능할까(종합)
박상후 기자 2024. 6. 27. 16:38
파행에 파산까지…대종상영화제 60주년 앞두고 끝없는 불명예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새 출발" 60회 시상식 12월 개최 목표
"과거 임원이었던 채권자에 의해 비영리법인의 '파산'과 '회생'이라는 유례없는 사태를 맞고 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소속 임원들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 회생 및 대종상영화제 개최 여부 등에 대한 현 상황을 전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문제와 관련해 부정확하고 잘못된 주장들이 퍼지자 자신들의 명확한 뜻을 알리기 위해 공식 회견 자리를 마련한 것.
다만 급한 준비로 회견 장소 여건은 썩 좋지 못했고, 이에 대해 이장호 대종상영화제 위원장은 본식에 앞서 "미디어 데이를 정해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이 우선인데 여러 우여곡절이 있어 급하게 마련했다. 미숙하더라도 이해 부탁 드린다"고 인사했다.
1962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60주년을 맞이하는 대종상영화제는 전성기 시절 국내 대표 시상식 중 하나로 주목 받았지만, 공정성 논란에 따른 영화인 보이콧 사태 등으로 그 위상이 무너졌고 '대충상' 등 오명만 얻은 채 추락한 이미지를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잇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 회생17부(양민호 부장판사)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 대한 파산을 선고한다'고 결정해 그 내막에 시선을 쏠리게 했다. 해당 파산 선고는 일반적 파산 절차와 달리 채권자 A 씨의 신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A 씨가 현 집행부의 뜻과 상관없이 파산 신청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채권자 A 씨가 '회생 동의 불가' 입장을 밝혀 파산 가능성이 재차 제기됐다.
또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A 씨를 포함해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산하 8개 단체 가운데 조명감독협회, 기획프로듀서협회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집행부와 각종 사안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대 채권자 A 씨를 주축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임원들은 현장에 자리하지 않았고,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이장호 대종상영화제 위원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들만 참석해 본인들의 주장을 펼쳤다.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 대한 파산을 신청한 인물이 알려진 바와 달리 '단 한 명'이라면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여 년 이상 대종상이 파행 혹은 불공정 심사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기간의 중심에 채권자가 있었다. 채권자가 주도한 대종상 행사 위탁 계약으로 비롯돼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중도 사퇴, 소개비 수수료 등 파행은 반복적인 패턴을 보였고 10여 년 동안 세 차례 이상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동안 세 차례 대종상 행사 위탁 운영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모두 지금 파산 신청자인 채권자가 주도한 것이다. 행사 위탁 운영자가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 발전 기금을 내고 조직 위원장이 되는 과정에서 소개비가 비용으로 발생하고 이에 따른 부담금은 어이없게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채무가 되는 이상한 구조였다. 지원금을 받는 데도 빈곤해지고 돈을 낸 조직위원장은 장사를 해야 하는 시스템은 대종상의 취지와 너무 거리가 멀었다"고 설명했다.
이장호 위원장도 "갑의 입장에 한 번도 서보지 못했고 늘 을의 입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종상영화제 조직위는 젊은 영화인들로 새롭게 정리가 됐고 처음으로 가장 이상적인 조직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내 기억 속에는 영화인 협회를 이끈 사람들이 소위 연륜을 따지면서 행정이 아닌 정치적으로 영화제를 이끌어왔고, 그 때문에 '조직이 썩었다'고 줄곧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 중에서도 가슴 아픈 건 대종상의 권위와 신뢰가 어느 순간부터 회를 거듭하면서 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륜을 자랑하는 사람들로 인해 마치 장사, 거래하는 것처럼 권위와 신뢰를 잃었다"며 "최근에는 대종상에 상업적인 목적, 상당히 개인적인 욕심으로 영화제를 좌지우지했던 멤버(A 씨)가 영화인 협회를 파산 지경에 이르게 만드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대종상은 3년 전부터 새롭게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조금씩 나아져 지난해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대종상을 사유화 하는 멤버가 계속 추악한 형태로 나오고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한 악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 양 회장은 "60회 대종상영화제 개최를 위한 재원이 마련됐냐"는 질문에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다.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의 지원을 받는 것이 가장 필요한데, 파산 상태로 법원에 걸려있다. 지원을 받더라도 그 금액을 반납해야 된다. 사실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내가 물러나면 A 씨가 '파산을 취소하겠다'고 했는데집행부와 의논 결과 'A 씨의 시스템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끼리 다시 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60회부터 새로 출발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총연합회에 따르면 60회 대종상영화제는 오는 12월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 회장은 "대종상영화제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나의 판단으로 8월이 넘어가기 전에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여러분들에게 다시 설명 드릴 기회를 가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강대영 한국영화기술단체협의회 회장, 김기태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이사장, 이갑성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은 "대종상영화제가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2011년부터 2021년 기간에 대종상영화제는 배우 불참 등 파행과 권위 추락이라는 불명예를 맞았고 지금은 과거 임원이었던 채권자에 의해 비영리법인의 파산과 회생이라는 유례 없는 사태를 맞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채권자에 의한 파산 신청은 1심 파산 선고에 이어, 현재 회생 개시, 그리고 이후 완전한 회생이거나 파산 항소심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우리는 채권자 동의 등 한국영화인총연합회와 대종상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단언했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새 출발" 60회 시상식 12월 개최 목표
"과거 임원이었던 채권자에 의해 비영리법인의 '파산'과 '회생'이라는 유례없는 사태를 맞고 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소속 임원들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 회생 및 대종상영화제 개최 여부 등에 대한 현 상황을 전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문제와 관련해 부정확하고 잘못된 주장들이 퍼지자 자신들의 명확한 뜻을 알리기 위해 공식 회견 자리를 마련한 것.
다만 급한 준비로 회견 장소 여건은 썩 좋지 못했고, 이에 대해 이장호 대종상영화제 위원장은 본식에 앞서 "미디어 데이를 정해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이 우선인데 여러 우여곡절이 있어 급하게 마련했다. 미숙하더라도 이해 부탁 드린다"고 인사했다.
1962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60주년을 맞이하는 대종상영화제는 전성기 시절 국내 대표 시상식 중 하나로 주목 받았지만, 공정성 논란에 따른 영화인 보이콧 사태 등으로 그 위상이 무너졌고 '대충상' 등 오명만 얻은 채 추락한 이미지를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잇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 회생17부(양민호 부장판사)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 대한 파산을 선고한다'고 결정해 그 내막에 시선을 쏠리게 했다. 해당 파산 선고는 일반적 파산 절차와 달리 채권자 A 씨의 신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A 씨가 현 집행부의 뜻과 상관없이 파산 신청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채권자 A 씨가 '회생 동의 불가' 입장을 밝혀 파산 가능성이 재차 제기됐다.
또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A 씨를 포함해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산하 8개 단체 가운데 조명감독협회, 기획프로듀서협회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집행부와 각종 사안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대 채권자 A 씨를 주축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임원들은 현장에 자리하지 않았고,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이장호 대종상영화제 위원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들만 참석해 본인들의 주장을 펼쳤다.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 대한 파산을 신청한 인물이 알려진 바와 달리 '단 한 명'이라면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여 년 이상 대종상이 파행 혹은 불공정 심사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기간의 중심에 채권자가 있었다. 채권자가 주도한 대종상 행사 위탁 계약으로 비롯돼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중도 사퇴, 소개비 수수료 등 파행은 반복적인 패턴을 보였고 10여 년 동안 세 차례 이상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동안 세 차례 대종상 행사 위탁 운영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모두 지금 파산 신청자인 채권자가 주도한 것이다. 행사 위탁 운영자가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 발전 기금을 내고 조직 위원장이 되는 과정에서 소개비가 비용으로 발생하고 이에 따른 부담금은 어이없게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채무가 되는 이상한 구조였다. 지원금을 받는 데도 빈곤해지고 돈을 낸 조직위원장은 장사를 해야 하는 시스템은 대종상의 취지와 너무 거리가 멀었다"고 설명했다.
이장호 위원장도 "갑의 입장에 한 번도 서보지 못했고 늘 을의 입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종상영화제 조직위는 젊은 영화인들로 새롭게 정리가 됐고 처음으로 가장 이상적인 조직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내 기억 속에는 영화인 협회를 이끈 사람들이 소위 연륜을 따지면서 행정이 아닌 정치적으로 영화제를 이끌어왔고, 그 때문에 '조직이 썩었다'고 줄곧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 중에서도 가슴 아픈 건 대종상의 권위와 신뢰가 어느 순간부터 회를 거듭하면서 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륜을 자랑하는 사람들로 인해 마치 장사, 거래하는 것처럼 권위와 신뢰를 잃었다"며 "최근에는 대종상에 상업적인 목적, 상당히 개인적인 욕심으로 영화제를 좌지우지했던 멤버(A 씨)가 영화인 협회를 파산 지경에 이르게 만드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대종상은 3년 전부터 새롭게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조금씩 나아져 지난해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대종상을 사유화 하는 멤버가 계속 추악한 형태로 나오고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한 악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 양 회장은 "60회 대종상영화제 개최를 위한 재원이 마련됐냐"는 질문에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다.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의 지원을 받는 것이 가장 필요한데, 파산 상태로 법원에 걸려있다. 지원을 받더라도 그 금액을 반납해야 된다. 사실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내가 물러나면 A 씨가 '파산을 취소하겠다'고 했는데집행부와 의논 결과 'A 씨의 시스템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끼리 다시 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60회부터 새로 출발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총연합회에 따르면 60회 대종상영화제는 오는 12월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 회장은 "대종상영화제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나의 판단으로 8월이 넘어가기 전에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여러분들에게 다시 설명 드릴 기회를 가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강대영 한국영화기술단체협의회 회장, 김기태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이사장, 이갑성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은 "대종상영화제가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2011년부터 2021년 기간에 대종상영화제는 배우 불참 등 파행과 권위 추락이라는 불명예를 맞았고 지금은 과거 임원이었던 채권자에 의해 비영리법인의 파산과 회생이라는 유례 없는 사태를 맞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채권자에 의한 파산 신청은 1심 파산 선고에 이어, 현재 회생 개시, 그리고 이후 완전한 회생이거나 파산 항소심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우리는 채권자 동의 등 한국영화인총연합회와 대종상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단언했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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