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마침내, 이예은으로 ‘당도하리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이가 빠져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예은으로 활동을 할 생각이다. 바꿀 일은 절대 없을 것” (웃음)
데뷔 11년차, 가수 이예은(30)은 무려 네 개의 활동명을 갖고 있다. 해주로 시작해 신디와 홍단을 거쳐 마침내 본명 이예은으로 ‘안정’을 찾았다.
시작은 해주였다. 대학 진학과 함께 고향인 충청남도 보령에서 서울로 상경해 가수 데뷔를 준비했고, 비교적 일찍 기회를 잡았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꿨는데 반대가 좀 있었다. 대학을 가면 부모님이 가수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뭘로 대학을 갈 수 있을까 하다 에어로빅 체조를 했다. 기계체조와 리듬체조가 섞인 체조인데 당시엔 그게 비인기 종목이었다. 보자마자 반해서 빠져들었고, 대학에 붙자마자 기획사들에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물론, 아이돌 시장이 생각처럼 녹록진 않았다고 했다. 메이퀸과 텐텐 시절을 돌아보며 ‘험난’이란 단어를 썼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을 이어왔지만, 소위 말하는 ‘주류’ 권에 드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예은이 막 가요계에 발을 들인 2014년은 ‘걸그룹 홍수’란 말이 돌았을 정도로 걸그룹의 데뷔가 줄을 이었던 때였다.
이예은은 “솔직히 앞이 막막한데 포기할 수는 없는 직업이었다”라면서도 2년여 만에 아이돌 생활을 접었다. 해주와 신디란 예명을 썼던 가수도 이렇게 사라지는 듯 했다.
이후 이예은은 배우 전향을 고민했다고 했다. 연기를 배워 봤고, 영화도 찍었지만 역시 ‘가수’란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고. 기회를 찾기 위해 인터넷 방송을 선택한 그는 음악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과 소통해 왔다. 그는 “연기도 해봤지만 역시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다”라며 콘텐츠 방향 설정을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또 “방송 일이 잘 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예은은 결국 가수로 돌아왔다. 물론 장르는 바뀌었다. 트로트 가수로 전향해 지난 2021년 싱글 ‘아잉아잉’을 발표했다. 가요계에 입문할 때 썼던 해주란 이름을 다시 썼는데, 데뷔 때 부모가 추천해준 이름이라 애정이 있었다.
그는 “아이돌을 준비할 때에도 오디션을 보거나 파트를 정할 때, 작곡가들이 내 노래를 듣고는 트로트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단 말을 많이 해줬다. 그룹이라면 음색이 어우러져야 하는데 내가 부르면 튄단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내가 들어도 ‘뽕끼’가 있긴 하더라. 트로트 욕심이 생겼고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스물아홉부터 트로트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해주로의 활동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지난해 1월 홍단이란 예명을 써 신곡 ‘쓰리고’를 냈다. 화투패를 연상케 하는 콘셉트였는데 이예은은 “당시 프로듀서가 고스톱으로 푼 사랑 이야기 콘셉트를 설명하며 홍단으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라는 예명 탄생 비화를 전했다.
하지만 홍단 활동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프로젝트가 ‘쓰리고’ 한 번으로 끝나며 이예은은 다시 FA 시장으로 나오게 됐다.
돌고 돌아, 이예은이 찾은 이름은 결국 본명이었다. TV조선 ‘미스트롯3’에 도전장을 내민 게 계기가 됐는데 그는 “그냥 이제부턴 내 이름으로 해보자 했다. 내 이름으로 앨범도 쌓고 경력도 쌓고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또 “신디, 해주, 홍단 등 이름을 다 달리 해서 무대에 오르다 보니 나는 매년 신인이더라. 항상 신인 같은 마음으로 지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쌓이는 느낌은 안 들었다. 뭔가 지워지고 다시 만들어지고 하는 느낌이었다”라고 떠올렸다.
‘미스트롯3’의 벽은 높았다. 세 번째 도전 끝 예심을 통과했지만 방송에는 무대조차 나가지 않았다. 홍지윤의 ‘분내음’을 선곡해 불렀는데 편집이 됐고, 이예은의 표현에 따르면 방송에선 박수만 치다 사라졌다.
이예은은 아쉬운 마음을 과거 인터넷 방송을 하며 익힌 유튜브로 풀어냈다. 1라운드 탈락 직후 직접 찍은 노래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았고, 이는 새 소속사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새 둥지가 생긴 그는 올해 2월 발매한 신곡 ‘당도하리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여인이 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국악풍의 재미있는 멜로디, 가사로 풀어낸 트로트 곡이다.
체조 전공이란 이력을 살려 화려한 퍼포먼스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허스키한 보이스 역시 이예은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히는데, 그는 여전히 주기적으로 보컬 수업을 받으며 실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했다.
천재형이라기 보단 노력형이라며 “거울 보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노력은 계속해 왔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는 가수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당도하리라’로 시작한 이예은의 1년차 활동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그는 “(전에 비해) 많이들 찾아봐주시고 계신다. 생각보다 네이버에 내 이름 검색하는 일을 요즘 자주 하는데 좋은 반응과 평가가 눈에 띈다. 아직은 좋은 댓글만 있더라”며 웃어 보인 후 “안 좋은 댓글도 관심이라 생각해 적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라며 만족을 드러냈다.
‘당도하리라’에 대해선 “남녀노소 불문하고 어느 때에나 들을 수 있는 곡이다. 한번 들으면 또 듣고 싶고 입에 흥얼거리게 된단 이야기를 많이들 해주신다”라며 추천했다.
본명으로 다시 출사표를 던진 만큼, 목표도 ‘상향 조정’ 됐다고 했다. 이예은은 “그 전까지는 행사를 하면서 조그마한 무대에 올라서 그렇게 살면 좋겠다란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다. 트로트를 시작했을 때 코로나도 있고 해서 무대 하나하나가 간절했고, 그래서 작은 무대라도 오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물론 그 마음엔 변화가 없다. 무대는 다 소중하다. 하지만 본명을 쓰게 됐고, ‘미스트롯’에 나가며 다시 카메라가 많은 스튜디오에 서보니 조금 더 욕심을 갖고 노력을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내 이름을 조금 더 알리고 싶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장윤정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예은은 “노래도 잘하시고, 선후배도 잘 챙기신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가수의 대명사가 된 것 같아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베스트엔터테인먼트]
이예은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내로남불, 자아비대” …하이브·SM 평직원들이 본 민희진
- '억측하면 법적대응' 김수현, 불쾌한 심경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이슈&톡]
- [단독] “작년 1번 만났을 뿐인데”…혜리는 정확히 결별을 알았다
- 서인영·남편 A씨, 이혼 소송 절차 中 "양측 귀책 주장" [이슈&톡]
- '모르쇠' 임창정, 앵무새 해명 꼭 아내에게 맡겨야 했나 [이슈&톡]
- 민희진, 좌절된 어도어 대표직 복귀 '法 각하 이어 이사회 부결' [이슈&톡]
- 아일릿, 앨범 누적 판매량 100만장 돌파 "데뷔 7개월 만의 성과"
- '구탱이형' 故김주혁, 오늘(30일) 사망 7주기
- ‘전, 란’ 강동원은 왜 어색한 사극톤을 고집할까 [인터뷰]
- ‘대표 복귀 불발’ 민희진 측 “주주간계약 효력, 유효해” [공식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