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전쟁]해외여행 후 '남은 달러' 재환전 할까 말까
신한·우리, 올해까지 달러·유로에 이자 지급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다 사용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통장에 남아 있는 외국 돈. 통상 재환전 수수료가 환전 수수료보다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쉽게 재환전을 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최근에는 이같은 잔돈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사들이 환전 경쟁에 나서면서 재환전 수수료를 무료화하거나 낮추고 있어서다. 또 주요 통화의 경우 예치금에 이자를 지급하는 곳도 있어 각 금융사별 혜택을 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은행들은 지난 1월 토스뱅크 외화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환전 수수료 무료화에 팔을 걷었다. 그러나 환전 수수료가 무료라도 해외 통화를 원화로 바꾸는 재환전에는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있어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환율 우대는 뭐고 수수료는 뭐지
특히 재환전 수수료를 환급 수수료와 환율우대 혜택으로 구분해서 적용하는 금융사들이 많아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가령 미국 달러 기준환율이 1300원이라고 치자. 통상 고객들은 기준환율에 약 1%의 스프레드를 붙인 1313원에 사고, 팔 때(원화로 재환전)는 1%의 스프레드를 감해 1287원에 판다.
은행들이 100% 환율우대를 제공한다는 것은 스프레드 없이 기준환율로 달러 거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환전과 재환전 모두 100% 환율우대를 적용받을 경우 고객들은 살 때와 팔 때 모두 기준환율인 1300원에 거래가 가능하다.
반면 기준환율이 1300원으로 동일할 때 환전 시 100% 환율우대를 받고, 재환전 시 50%의 환율우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고객이 달러를 살 때는 1300원에 살 수 있지만 팔 때는 약 1293.5원에 팔 수 있다.
만약 재환전 시 100% 환율우대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재환전 수수료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재환전 수수료 1%를 부과할 경우 1달러당 1300원의 1%에 대한 수수료를 제한 1287원을 입금받게 되는 형태다.
만약 환율우대도 없고, 1%의 재환전 수수료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실제 입금받는 금액은 더욱 줄어든다. 기준환율이 1300원일 경우 1%의 스프레드를 적용한 1287원에 추가로 1%의 재환전 수수료를 제한 약 1274원을 입금받게 된다.
무료로 재환전하거나 최대 2% 이자 지급도
인터넷은행들은 환전 및 재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토스뱅크는 17개 통화에 대해 수수료를 받지 않고 환전·재환전이 가능하고, 최근 출시한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 또한 미국 달러의 환전과 재환전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재환전 시 100% 환율우대를 제공한다. 다만 환율우대 혜택은 올해 말까지 적용되고, 별도의 재환전 수수료 1%를 받는다.
신한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는 별도의 재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재환전 시 50%의 환율우대를 적용한다. 하나 트래블로그는 재환전 시 환율우대가 없고, 1%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대신 트래블로그 회원끼리 여행하고 남은 외화를 수수료 없이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처음부터 잔돈을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는 신한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나 하나 트래블로그, 우리 트래블월렛 체크카드, KB Pay 외화머니 서비스 등이 제공하는 '자동충전'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외화통장 잔액이 소진되더라도 자동으로 원화통장 계좌와 연결해 부족 금액을 환전하는 서비스로 이때 별도의 환전수수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남은 외화를 환전하지 않을 경우 외화통장에 예치를 시켜 두고 이자를 받는 방법도 있다. 신한은행은 쏠 트래블 체크카드와 연동되는 계좌인 '쏠트래블 외화예금'에서 미국 달러와 유로에 각각 연 2.0%, 1.5% 수준의 이자를 지급한다.
우리은행도 최근 출시한 우리금융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와 연동되는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에서 미 달러에 연 2.0%, 유로에 1.5%의 이자를 지급한다.
다만 신규 외화통장에 이자를 지급하는 혜택은 올해까지만 운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올해 신규 출시한 외화통장 관련 서비스가 지속해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이자 지급 등의 서비스를 내년까지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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