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취소위기… 스테이지엑스 "불합리"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취소 청문
자본금 미납입 등 문제 삼자
"과한 재무적요건 요구" 반박
청문 결과 내달 초 확정될듯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간담회에서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스테이지엑스

정부가 제4 이동통신 사업자 후보 자격을 취소하기로 한 스테이지엑스 측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에 돌입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정부의 자격 취소 처분에 유감을 표하며 향후 법정 공방까지 예고했다. 정부가 문제로 삼은 주파수할당 신청서 미이행과 서약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정부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27일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28㎓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여부 결정 관련 청문을 통해 스테이지엑스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를 포함해 최병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 청문 주재자로 나선 송도영 법무법인 비트 대표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청문에서 신규사업자로 겪고 있는 어려움뿐 아니라 스테이지엑스의 사업 의지와 비전을 성실히 소명했다"며 "청문 결과 할당대상법인 선정이 취소될 경우 집행정지 신청 등 법이 허락하는 모든 권리를 행사해 정당한 법적 지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에서는 과기정통부가 문제로 삼은 자본금 미납입과 구성주주 변동 등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경매 전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할당 신청서와 경매 후에 낸 서류 내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자본금 납입 증명서와 법인 등기부등본상 주요 주주 구성이 주파수 할당 신청 시와 같아야 하고, 각 구성 주주들이 할당신청 서류에 적시한 자금조달 계획을 지켜야 하는 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할당신청서에 명기한 금액은 2050억원이었지만, 지난달 7일까지 제출한 자본금납입증명서상 금액은 500억원이 안 됐다.

이에 대해 스테이지엑스 측은 "'주파수 이용계획서'에는 주파수 할당 결정 이후 자본금을 납입한다는 내용이 명확히 적시돼 있다"며 "계획서를 지난 1월 4일 제출했는데 최초 제출일로부터 6개월 이상 경과한 이제야 해당 문제를 문제시하고 있다"고 법무 검토 의견을 첨부해 반박했다.

구성주주 변동 등 과기정통부가 지적한 서약 위반에 대해서는 "스테이지엑스 각 구성주주는 서약서의 해당 기간 중 주식을 처분한 사실이 없고, 할당신청서류인 '주파수 할당신청서',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근거해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는 중"이라며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신청서류에서 밝힌 자본조달계획을 넘어서서 사실상 과거 허가제에 준하는 높은 재무적 요건을 충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신청 당시 기재한 5% 이상 주요 주주 6곳 중 자본금을 일부라도 납부한 주주는 한 곳뿐이라 현재의 구성 주주, 주식 소유 비율이 다르고, 주주들의 투자계획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할당대상법인 선정을 취소하면 그간 준비는 물거품이 되고 주주사, 제조사 및 관련 협력사들은 막대한 매몰 비용을 떠안게 돼 제4이통을 출범시키고자 했던 정부의 노력 또한 허사가 될 것"이라며 "신뢰보호 원칙에 따른 행정의 집행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청문 절차는 의견 진술과 증거 제출 등을 거쳐 내달 초 결과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청문이 행정절차법상 과정으로 이뤄지는 만큼 정부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이종호 과기정통부는 지난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주파수 할당 마지막 단계인 필요사항 이행 여부 확인 과정에서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구성주주, 주식 소유 비율이 신청시와 상이한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자본금 납입 여부도 불확정적으로 투자자 이용자 피해 등을 종합 고려해 해당 대상 법인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방위는 내달 2일 열리는 전체회의에 제4이통 관련 현안질의를 위해 서상원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자리에서 제4이통 후보자격 취소와 관련한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