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논란’…대종상, 진통 언제쯤 끝날까[스경X초점]

이다원 기자 2024. 6. 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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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이장호 대종상 위원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대종상영화제 권위가 흔들린지 오래다. 공정성 논란, 집행부의 파행 및 이권 다툼, 운영 미숙 등 계속 논란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파산신청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이름값에 금이 갔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종상영화제의 진통은 대체 언제쯤 끝날까.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이하 영총) 주최로 개최된 제60회 대종상영화제 기자회견엔 이장호 대종상영화제 위원장, 방순정 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양윤호 영총 이사장, 강대영 한국영화기술단체협의회 회장, 김기태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이사장, 이갑성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영총 파산 및 회생 문제부터 대종상영화제 개최까지 각종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대종상영화제 기자회견,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장호 대종상영화제 위원장은 “나는 영화계 조직이 썩었다고 줄곧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 중에 가장 가슴 아픈 일이 대종상이 처음 시작했을 때 권위와 신뢰가 어느 순간 회를 거듭하면서 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많은 것이 당시 영화 제작진과 영화협회의 일부 연륜을 과시하는 사람들에 의해 마치 장사 거래를 하는 것처럼 권위를 잃고 신뢰를 잃었다. 그걸 찾기가 굉장히 힘든 세월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대종상의 상업적 목적으로 상당히 개인적인 욕심으로 영화제를 파산 지경에 이르기까지 일을 벌였다. 대종상은 3년 전부터 새롭게 변화하려고 하면서 조금씩 나아졌고 드디어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때아닌 대종상을 사유화하는 사람들에 의해 법적으로 영화인 협회를 파산하기 이르렀다. 대종상의 소유권을 가지고 싶어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아주 추악한 형태다. 원로가 된 입장에서 너무 가슴 아프다. 두 눈 뜨고 볼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입장문 발표하는 양윤호 이사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양윤호 영총 이사장은 파산 신청 논란에 대해 “영화계 내분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개혁하겠다는 현 집행부와 2021년 세 번쨰 계약을 주도한 채권자가 기존의 기득권을 주장하는 다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26일) 서울시 영화 시상식 지원 공모금 심사가 끝났다. 문체부나 영진위, 서울시 등 안정적인 재원과 투명하게 쓸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과거 서울시나 문체부 측은 영화제를 지원할 수 있지만 영화 시상식은 지원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영화 시상식 지원 사업이 열렸다. 대종상은 60년 역사가 있으니 사실 심사에서 유리했다. 글로벌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데 업무표장이 파산 상태로 법원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만약 서울시가 대종상을 지원하면 지원금을 반납해야 한다. 법적으로 곤란한 상황이다.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채권자의 동의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약 그런 노력도 안 된다면 법원에 요청을 할 예정이다. 우리가 회생을 준비 중인 상황이라 법원도 지켜보는 것 같다. 영총이 파산을 해 없어지는 것보다 회생을 통해 채권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향을 찾는게 낫다고 보는 것 같다. 그래서 법원 항소심으로 다툴 것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1962년 시작된 대종상영화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3대 영화상 중 하나였다. 하지만 각종 논란이 거듭하면서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대종상 주최권을 두고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는 대종상영화제를 개최하는 영총이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시작됐다. 전임 집행부에서 고문을 지낸 채권자가 2023년 5월 채권자 자격으로 파산 선고를 신청했고 회생법원은 세 차례 심문절차를 거친 후 이를 받아들였다.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맞서 영총이 법인회생 신청으로 맞대응하면서 시상식 주최권을 둘러싼 논란이 불 붙었고 올해 영화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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