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었는데 당뇨병 있었는데… 걱정하지 마세요 보험 가입됩니다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이소연 기자(lee.soyeon2@mk.co.kr) 2024. 6. 27. 16: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속 기존시장 포화 … 보험사 '유병자 보험' 잇달아 내놔
입원·수술·질병 고지 의무기간
두배로 늘리자 가입자 크게 늘어
일반 상품보다 보험료 10~15% 싸
건강이력 자세히 알려줘야 유리
게티이미지뱅크

만성질환을 앓았던 사람들이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보험사들이 유병자의 의무 고지 기간을 늘리고 보험료를 낮춘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어서다. 저출생·고령화로 건강체(건강한 사람) 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과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병에 걸렸지만 현재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 늘면서 보험사들 간 '경증 유병자' 시장에서 대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유병자는 보험 가입이 어렵고, 보험료가 비싸다는 인식이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유병자 보험 전성시대'에 어떤 상품에 어떻게 가입하면 좋을까.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이달 초 유병자 종신보장 건강보험 '교보간편평생건강보험'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7일 유병자 맞춤형 종합건강보험 '교보간편마이플랜건강보험(무배당)'까지 선보이며 유병자 보험 상품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앞서 KB손해보험이 지난달 'KB 3·10·10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선보이며 업계에서 관련 상품 경쟁의 시발점이 됐다. 상품명에 담겨 있는 '3·10·10'은 △3개월 내 질병 진단이나 검사 소견을 받지 않고 △10년 내 질병 및 사고로 입원·수술 이력이 없으며 △10년 내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3대 질병 진단을 받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유병자 보험은 질병 고지 의무기간을 2~3년 정도로 제한한 경우가 많았다. '3·3·5'나 '3·5·5' 상품이 대세였다. 그런데 KB손보가 업계 최초로 10년으로 기존보다 2배 늘린 것이다. 이에 질세라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다른 보험사들이 '간편한 3·10·10 건강보험' '간편 3·10·5 보험' 등 유사 상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보험료는 저렴해졌다. 가령 40세 여성이 A사의 3·5·5 상품에 20년납, 100세 만기로 가입하면 매달 보험료로 17만2000원을 내야 하지만, 10년 이내 입원·수술이 없어서 3·10·10을 선택한다면 월 보험료는 15만4000원으로 1만8000원(11.7%) 줄어든다. 상품과 가입 조건, 담보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근 5~6월에 출시된 유병자 보험은 일반 보험보다도 월 보험료가 평균 10~15% 저렴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유병자 상품이 쏟아지는 배경에는 고령화 추세 속 새로운 고객 수요를 발굴하려는 보험업계 움직임이 있다. 과거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 고령자는 높은 손해율 등을 이유로 보험 가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급격한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높아지자 과거 병 진단을 받았더라도 건강 관리를 잘한 사람은 건강체보다 병에 걸릴 확률이 낮을 수 있다는 경험적 통계를 보험사들이 확보하면서 유병자를 신규 고객으로 적극 유치하게 된 것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유병자 보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자 보험의 기본 원칙은 과거에 아팠던 이력이 있거나, 치료를 받았거나 복용했던 약 등 때문에 일반 보험 가입이 어려운 사람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한 보험 설계사는 "병에 걸린 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은 일반보험이 유리하지만, 유병자는 일반보험에 가입 가능하더라도 할증이나 부담보 조건이 붙는다면 유병자 보험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유병자 보험에 가입할 때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질병의 종류나 기간, 치료 방식 등을 꼬치꼬치 따져 묻는 일반보험의 일반심사와 달리 유병자 보험은 통상 크게 3개의 고지 항목으로 구성된 간편 심사를 진행한다. 간편 심사는 고지 사항이 줄어서 보험 가입이 쉬워졌다는 취지에서 붙은 이름인데, '간편'을 곡해하고 고지 의무를 소홀히 하면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

예컨대 3·10·10 상품에서 첫 번째 고지 항목 중 하나인 가입 전 3개월 이내 추가 검사(재검사) 필요 소견은 건강검진 등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돼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시행한 검사를 의미한다. 병증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추적 관찰이나 정기 검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두 번째 고지 항목 중 대표적인 '10년 이내 입원이나 수술'도 해당 이력이 있다면 마지막 입원일이나 수술일로부터 10년이 경과했는지 꼼꼼하게 계산해야 한다. 또 입원과 수술에 해당하는 내용도 확인해야 한다. 가령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용종을 제거했다면 수술에 해당할 수 있다. 또 당일 입원이나 응급실 입원도 입원으로 간주될 수 있다. 세 번째 고지 항목인 10년 내 3대 질병 진단 여부는 진단을 받으면 치료 내역이 없더라도 고지해야 한다.

유병자 보험 가입 후 1년 이상 입원이나 수술, 3대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조건을 충족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무사고 계약 전환 제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보험사 관계자는 "건강 이력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입자에게 유리하다"며 "보험사가 묻는 항목을 정확히 읽고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소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