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 같았는데···‘빅 걸’ 이영지, 본업으로 차트 평정

김한솔 기자 2024. 6. 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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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스몰 걸’ 뮤직비디오 화면. 이영지 X 갈무리.

175cm의 큰 키, 마이크를 아예 꺼버려도 방송 녹화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큰 목소리, 공개된 플랫폼에서 대중과 실시간으로 직접 소통하는 대범함과 에너지. 래퍼 이영지는 누가 봐도 ‘빅 걸’ 이다.

이영지가 데뷔 4년 7개월 만에 낸 첫 정규앨범, <16 판타지(16 Fantasy)>의 타이틀곡 ‘스몰 걸(Small Girl)’이 멜론, 지니뮤직 등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하고 있다.

이영지의 <16 Fantasy> 앨범 사진. 멜론 홈페이지 갈무리

‘스몰 걸’은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와 그런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부르는 귀여운 사랑 노래다. 이영지는 직접 작사, 작곡한 이 노래에서 자신의 콤플렉스에 관해 솔직히 고백한다. 그의 콤플렉스는 지금 ‘이영지’ 하면 대중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다. 그는 영어로 쓴 가사에서 아담한 체격의 여자들이 사실은 부러웠다고, 자기도 덩치가 조금 작았으면 좋았겠다고 말한다. ‘만약 내가 작은 볼과 밝은 핑크색 입술을 가졌다면 넌 나에게 키스하고 싶었을까’ ‘얇은 엉덩이 허리에 갈색 머리를 가졌다면 넌 나를 안고 싶었을까’ ‘난 절대 그런 걸 가질 수 없을 거야. 그게 내가 외로운 이유야. 나는 그 키 큰 여자니까’. 이 노래 피처링에 참여한 도경수는 실제 이영지보다 키가 약간 작다.

‘스몰 걸’은 노래 뿐 아니라 두 사람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뮤직비디오도 화제가 됐다. 해변에서 도경수가 이영지에게 갑자기 ‘볼 뽀뽀’를 하자 당황한 이영지가 소리를 지르며 바닷가를 질주하는 장면이 바이럴됐다.

이영지. 메인스트림 홈페이지 갈무리

이영지는 고등학생 때인 2019년 Mnet의 힙합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 래퍼3>에서 우승하며 데뷔했다. 하지만 검증된 랩 실력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음악 프로그램보다는 예능에서 더 많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타고난 예능 감각으로 만든 유튜브 자체콘텐츠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도 큰 인기를 끌었다. 2022년 인지도가 높은 상태에서 <쇼미더머니 11>에 출연해 여성 최초 우승자가 되면서 다시 한번 ‘음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줬지만, 이후에도 유튜브 예능 콘텐츠로 주로 활동했다. 래퍼로 데뷔했지만 예능인으로 더 많이 얼굴을 알렸던 그가 <16 판타지>로 ‘본업’과 예능 모두에서 실력을 증명해 낸 셈이다. 이번 앨범에는 ‘눈치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용감했던 16살 그때처럼’ 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이영지는 앨범 발매 후 자신의 X에 “우리는 사랑 앞에서 늘 허둥대기 마련”이라며 “그런 모든 순간에 다정하게 밴드를 붙여줄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준다면 참 좋겠다”고 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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