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애정’ 일본팬 ‘음주&성추행’ 이해인 사건에 뜨거운 관심 “3년 징계는 과한듯”

양승남 기자 2024. 6. 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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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이 지난해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이해인(19·고려대)이 전지훈련 중 음주와 남자 후배 성추행 파문으로 징계를 받은 가운데 입장을 밝혔다. 성추행이 아닌 연인 관계의 애정 표현이라고 해명한 가운데, 이해인 사건에 피겨 강국인 일본 팬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해인은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징계를 받은 선수가 자신임을 밝히고 “술을 마신 것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미성년자를 성추행했고 성적 가해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피겨 국가대표팀은 지난 5월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이 기간 여자 싱글 선수 2명이 숙소에서 술을 마셨고 이 자리에 남자 후배를 불렀다. 이에 대해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0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었다. 처음에 단순 음주라고 했지만 조사과정에서 A선수가 남자 선수를 성추행한 사실도 발견했다며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여자선수 B에 대해서는 A에게 성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사진을 무단으로 찍었다며 1년 자격 정지 징계했다.

이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한 이해인은 A 선수가 자신임을 드러냈다. 그리고 해당 남자 선수와는 오랜 기간 교제한 사이라고 밝혔다.

이해인. 올댓스포츠 제공



이해인은 “내가 고등학생일 때 사귄 남자친구였고, 부모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며 “서로를 좋아했던 감정이 남아있어서 다시 사귀게 됐는데 그 사실을 비밀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맹 조사를 받을 때도 그 친구와 교제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성적 행위는)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며 “대한체육회에서 어떤 징계가 내려지든 깊이 반성하겠다”고 적었다.

음주는 인정하면서도 성추행에 대해서는 연인 관계에서 나온 애정 표현이라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해인은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피겨의 간판이다. 연맹의 징계 수위가 확정될 경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해 밀라노 대회를 벼르고 있는 이해인에겐 가장 큰 징계가 될 수 있다.

이해인 사건이 알려지자 피겨에 관심이 높은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이날 일본 매체 ‘디 앤서’가 한국발 보도를 정리한 기사가 야후스포츠 재팬의 스포츠 종합 분야 많이 읽은 기사 5위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이해인의 우아한 연기를 좋아했는데 이런 문제를 일으키다니 안타깝다” “일본 선수와도 교류하기 위해 일본어도 공부한 선수로 아는데 다음 올림픽에서 못본다면 정말 아쉬울 것 같다” “음주 운전도 아니고 음주로 3년의 징계를 주는 건 너무 지나친거 아닌가” “피겨 선수로 최전성기 나이에 3년 징계는 가혹하다” 등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았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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