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 "의협, 일방적 기자 출입정지… 언론 겁박 멈춰라"

2024. 6. 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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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위해행위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해야" 비판 성명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뉴시스

한국기자협회가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언론 취재를 위축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행 의정 갈등 국면에서 의협이 의사들에게 불리해 보이는 취재나 기사 작성을 하는 기자들에게 출입을 제한하거나 고압적으로 응대하면서 언론 자유와 국민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협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의협은 기사 내용이 의사들의 요구에 반한다는 이유로 복수의 매체에 출입정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출입정지의 근거가 되는 내부 논의 절차에 대한 설명 없이 '회장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취재 과정에서 고압적인 태도와 비아냥거림은 의협 집행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며 "의협 내부에서 사실 확인을 거친 기사에 대해서도 '내부 확인 결과 그런 통화를 한 사람이 없다'며 기사 삭제를 일방적으로 요구한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임현택 의협 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사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의 비난을 유도하고 기자 실명을 언급하며 조롱하는 '좌표찍기'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임 회장은 SNS를 통해 의협 회장으로서의 입장과 향후 대응을 회원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해왔으니 '개인 SNS에 자유로운 의견을 적은 것'이라는 변명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기자의 모든 취재 활동은 국민의 알 권리와 국민 편익을 위해 이뤄진다"며 "편집권을 침해하고 기자 취재에 위해를 가하는 일체 행위에 대해 의협은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대한의사협회는 언론을 상대로 한 겁박을 당장 멈춰라>

대한의사협회는 기사 내용이 의사들의 요구에 반한다는 이유로 복수의 매체들에 대한 출입정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의협 출입기자단이 없는데도 출입정지라는 개념을 들어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위축시켰고, 출입정지의 근거가 되는 내부 논의 절차에 대한 설명 없이 “회장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출입정지를 통보한 일부 매체에는 기사가 아닌 칼럼을 근거로 출입정지를 통보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본인의 개인 SNS에 기사 링크를 걸어 일종의 ‘좌표찍기’를 한 뒤 회원들의 비난을 유도하고, 특정 매체 기자 이름을 언급하며 조롱하는 행태도 보여왔다. 임 회장은 줄곧 SNS를 통해 의협 회장으로서의 입장과 향후 대응을 회원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해왔으니 “개인의 소셜미디어(SNS)에 자유로운 의견을 적은 것”이라는 변명은 성립하지 않는다.

취재 과정에서의 고압적 태도와 비아냥거림은 의협 집행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보건복지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들이 취합한 피해 사례 중에서는 의협 내부에서 사실 확인을 거친 기사에 대해서도 “내부 확인 결과 그런 통화를 한 사람이 없다. 명백한 오보이니 기사를 삭제하라”는 일방적인 요구를 해온 사실도 있었다. 사실 확인을 해 준 집행부가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짓 해명을 하고, 해당 기사가 오보라며 다른 기자들에게 기사를 쓰지 말라는 요구까지 이어졌다. 의협 입장에 반하는 보도가 나가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고, 기자에게는 치명적인 ‘오보’라는 낙인까지 찍어서 전체 공지를 하는 경솔한 태도를 보인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의협은 대변인을 통해서만 취재하라는 요구도 계속하고 있다. 기자는 어떤 출입처이든 다양한 경로로 사실 확인을 한다. 만약 대변인을 통해서가 아닌,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 관리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면 내부 언론 대응 역량을 교육할 일이지 기자들의 취재를 금지시킬 일이 아니다.

의협 집행부의 거친 입에서 나오는 발언들이 기자를 향하는 것은, 결국 국민과 환자를 향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의료 개혁에 있어서 국민이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한 건 결국 의협의 오만한 태도 때문이다. 기자의 모든 취재 활동은 국민의 알 권리와 국민 편익을 위해 이뤄진다. 편집권을 침해하고, 기자 취재에 위해를 가하는 일체 행위에 대해 의협은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오만한 생각이 부디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자에게는 적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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