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배달앱 ‘노크’ 출시···배민·쿠팡이 꽉 잡은 시장 균열 낼 수 있을까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가 ‘1강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 hy(옛 한국야쿠르트)가 새 배달앱을 출시하며 도전장을 냈다.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과 무료배송을 내세운 노크가 치열한 배달앱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hy는 배달앱 ‘노크(Knowk)’를 출시하고 서울 강서구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노크라는 이름은 Know와 K-local을 합친 것으로 ‘지역 상권을 알아가다’와 ‘고객 집 문을 두드린다’는 의미를 동시에 담았다. 강서구는 주거지와 사무실이 고르게 섞인 지역이라 데이터를 쌓아나가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판단했다고 hy는 설명했다.
hy는 앞으로 노크 서비스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강서구에서는 지역 내 900개 상점이 입점을 마친 상태다. 앞서 hy는 배달대행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8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노크 출시에 공을 들여왔다.
노크는 ‘점주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고객에게는 조건 없는 무료배달을 해준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hy는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인 5.8%를 적용하고, 광고비와 가입비도 받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고객에게도 별도 요금제에 가입할 필요 없이 가게가 설정한 금액 이상만 주문하면 배달료 없이 무료배달을 해준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무료배달 대상 업체가 되려면 6.8% 중개수수료에 배달비 일부를 별도 부담하는 배민1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 쿠팡이츠도 수수료 9.8%에 배달요금 2900원인 스마트요금제에 가입해야 하고, 요기요도 12.5%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3사가 장악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 후발주자인 hy가 안착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60%, 쿠팡이츠 20%, 요기요 16% 수준이다. 신한은행이 업계 최저 수준 수수료와 빠른 정산주기 등을 무기로 한 ‘땡겨요’를 2022년 출시했지만 메이저 배달앱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에 돌입하면서 이용자 수가 급갑한 전례도 있다.
다만 최근 배달앱들이 무료배송 경쟁으로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는 점주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는 상태라 hy의 ‘점주 부담 줄이기’ 정책이 이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hy는 노크를 이른바 ‘야쿠르트 아줌마’라고 불리는 기존 프레시매니저의 배송망과 결합해 지역배송 전문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동네 정육점과 반찬가게 등 소상공인과 협업해 신선식품과 비식품 영역까지 배송품을 확대하기로 했다.
hy 관계자는 “배달 사업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지역 배송에 강점을 가진 프레시매니저와의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지역 상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거래 정보 등을 디지털화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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